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변한 서울 도심.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꽃샘추위가 물러간 지난 주말 고농도의 미세 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121㎍/㎥를 기록, 2015년 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농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등 비상저감조치를 실시하는 등 미세먼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러한 미세먼지가 악화되면서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비롯해 심혈관, 안과 질환 등 다양한 부문에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호흡기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암을 유발 혹은 악화시킬 수 있어 해당 질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이비인후과 이소영 과장은 "봄과 가을 등 환절기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계절에 비해 높아지는데, 이로 인해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또한 그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당뇨나 비만, 고령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어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환경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폐암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장질환에도 치명적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한 번 유입되면 체외 배출이 어렵다.

폐나 기관지 등에 유입될 경우 해당 유해요인이 염증을 유발, 호흡기질환을 발생하거나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 질환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다. 기침, 가래에서 증상이 시작되지만 악화되면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되는데 주 발병요인으로 흡연이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일반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ug/㎡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 연간 환자 중 미세먼지가 심한 3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암 또한 마찬가지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는 발암물질 분류 중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 1군으로 분류됐고 초미세먼지의(PM2.5)의 경우 농도가 10ug/㎡ 증가할 때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혈관으로 침투하게 되는데, 이 때 혈관에 손상을 주면서 협심증이나 뇌졸중을 일으키는 등 심혈관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을 비롯한 허혈성 심질환의 사망률은 약 30~80%, 심부전의 경우에도 30~40% 가량 높아진다.

◇미세먼지 많은 환경 최대한 피하고 생활 속 적절한 조치 취해야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해당 질환자나 유해환경에 접하고 있는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봄 나들이를 즐기고자 한다면 먼저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대기오염 관련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미세먼지 현황을 파악하고, 농도가 '나쁨' 이상이면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할 경우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보건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KF80', 'KF94' 등급이 표기된 제품으로 각각 미세입자를 80%, 94%까지 차단이 가능하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해도 활동량이 많으면 호흡량도 늘어나 미세먼지 유입량이 증가하게 돼 가급적 야외활동이나 운동 등은 피해야 한다.

​또한 호흡기질환 및 심혈관질환자들은 공기순환이 잘 안돼 위험할 수 있으므로 사전 의사 상담이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외 피부 등을 통해서도 체내 유입이 가능해서 긴 옷과 선글라스, 보안경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실외뿐 아닌 실내에도 공기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 귀가 시에는 옷과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바로 세수, 샤워 등을 통해 몸에 묻은 먼지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외부 미세먼지가 높으면 환기는 피하되, 환기가 필요할 경우 시간은 3분 이내가 좋다.

미세먼지는 한번 노출되면 제거, 배출이 쉽지 않아 재채기와 기침 등이 약 6주까지 지속될 수 있어서 자주 손씻기와 눈, 목, 코 안 점막세정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H+양지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은 "마스크를 사용할 경우에는 얼굴 주위, 특히 코 주위를 잘 밀착해 사용하고, 세탁해서 재사용할 경우 기능이 저하돼 1회 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다"며 "마스크 착용 외 하루 8잔 이상의 물, 과일 및 채소 섭취 등을 통해 충분한 수분과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도 미세먼지로 인한 악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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