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뉴스인] 김영일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상덕)이 차세대 안무가 발굴을 위한 젊은 창작 프로젝트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오는 3월15일부터 17일까지 달오름 무대에 올린다.

‘넥스트 스텝’은 국립무용단 내에서 우수한 안무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내부 심사를 거쳐 선정된 무용수 정소연·김병조·이재화가 안무가로 변신해 이들이 직접 안무한 30분 길이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무용단은 레퍼토리시즌 도입 이후, 한국무용 대가는 물론 조세 몽탈보(프랑스)·테로 사리넨(핀란드)·안성수·류장현 등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외 안무가와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의 감각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국립무용단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선도하는 과정에서 한국무용의 장점과 특수성을 이해하는 안무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인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의 적극적인 해답이 될 ‘넥스트 스텝’은 국립무용단 내에서 안무가를 발굴하고,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이들을 지속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넥스트 스텝’은 선보인 안무가의 작품을 레퍼토리화하는 가능성도 폭 넓게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무용수에게 개인 작품을 발표할 기회로 무대를 제공하던 기존 기획과는 차별화된다.

국립무용단은 지난 10월부터 전 단원을 대상으로 사전 특강을 진행하고 12월, 내부 심사를 통해 3인의 안무가를 선정했다.

‘넥스트 스텝’에 선정된 안무가 3인은 워크숍, 기획·제작 스태프들과의 지속적인 회의, 외부 자문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소연의 ‘싱커페이션’은 당김음을 뜻하는 음악 용어 싱커페이션(Syncopation)을 주제로 한다. 작품에서 싱커페이션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예기치 못한 것’들로 해석된다.

정소연은 즉흥적인 춤과 음악의 돌연한 충돌의 순간을 통해 다양한 정서를 가진 우리 춤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병조의 ‘어;린 봄’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국립무용단에서 춤이라는 공통분모로 소통하는 무용수들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춤에 일생을 바치는 이들, 무용수이자 가장·부모로서 현실의 무게까지 안고 있는 이들의 삶을 춤과 영상으로 표현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병조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의 단편을 바라보며 현재 자신의 삶을 투영해보고, 그 안에서 따뜻한 봄날의 햇살과 같은 희망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재화의 ‘가무악칠채’는 전통 농악의 칠채 장단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웃다리농악과 길군악에서 주로 쓰이는 칠채를 춤·음악·판소리를 활용해 다각적으로 변주함으로써 전통 장단과 어우러진 우리 춤의 매력을 선사한다.

‘넥스트 스텝’은 안무가 발굴에만 그치지 않고,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내가 키워줄게’를 운영해 관객의 지속적인 지지와 이해를 이끌고 있다.

‘내가 키워줄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접하고, 작품에 대한 친밀감 높여 ‘넥스트 스텝’의 안무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국립극장 공식 SNS를 통해 선발된 70명의 관객참여단은 오는 3월17일까지 해시태그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각기 다른 매력의 안무가를 만날 수 있는 ‘넥스트 스텝’은 한국무용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발돋움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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