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 부치는 모습. (사진=힘찬병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데 모여 그간의 안부를 묻고 차례를 지내는 등 뜻깊은 시간이다.

그러나 과음 또는 과식을 하기 쉽고, 평소보다 가사 노동량도 많아져 자칫 방심하면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설 연휴 중 나도 모르는 사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원인을 A에서 E까지 알파벳 키워드를 통해 알아보고, 적절히 대비하도록 하자.

◇‘Alcohol(술)’ : 명절에 기울이는 술잔, 과음하면 ‘통풍’과 ‘고관절 괴사’ 온다

명절은 제사 중 음복(飮福)부터 가족끼리 술 한잔을 기울이는 등 음주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과도한 음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고관절이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30~50대 남성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알코올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혈전이 잘 생기고, 이것이 미세 혈관을 막아 관절에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설에는 알코올과 육류를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통풍’ 역시 조심해야 한다. 육류 등에 다량 포함된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요산이 생기는데, 사람 체내에 요산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체내에 요산이 쌓이면서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은 엄지발가락이 붓고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악화될 시 관절 주변이 솟아오르고 만성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설 연휴 건강을 위해서는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하며, 안주로 기름진 음식보다 과일 등 가벼운 안주를 권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물을 많이 섭취하면 요산 배출이 원활해져 통풍을 완화할 수 있다. 술을 한 번 마신 뒤 일정 기간 금주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Bow(인사, 절)’ : 세배로 요통 얻을 수 있다?

설 연휴에는 절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절을 잘못 하다가 척추질환이 심해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절은 바닥에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이는 등 관절∙척추에 부담을 주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절을 할 때 무릎을 꿇기 전 허리부터 숙이게 되면 상체의 하중을 허리가 버텨야 하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이 되고, 허리를 너무 구부정하게 숙이면 평소 디스크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또한 평소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여러 번 절을 하다 보면 갑자기 연골판이 파열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목동힘찬병원 홍용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절할 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가 될 때까지 허리를 펴고 있다가 그 다음 허리를 굽혀야 한다”며 “일어날 때는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부터 천천히 들며 허리를 바로 세운 뒤 무릎을 펴며 일어나야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Cooking(요리)’ :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주부들, ‘손목’ 건강부터 챙겨야

주부들은 명절에 과도한 가사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명절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특히 제사 음식을 만들고 나르는 등의 과정에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설에 무리한 가사로 손목에 무리가 가해지면 수근관이 좁아지는데, 이때 내부 압력이 증가하여 정중 신경을 누르면서 손바닥, 손가락, 손목 등에 통증이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부평힘찬병원 박승준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손목터널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을 만들거나 설거지 등을 할 때 두 손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며, 걸레나 행주를 무리하게 쥐어짜 손목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음식이 담긴 그릇을 여러 번 나르는 과정에서 손목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는데, 이때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손목을 꺾어 접시 양옆을 잡는 자세보다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한 뒤 접시 바닥을 받치는 자세가 무리를 덜 가게 한다”고 말했다.

◇‘Driving(운전)’ : 머나먼 귀성·귀경길 운전… 허리에 큰 무리

이번 설 명절은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상당한 정체가 예상된다.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운전할 경우 허리나 목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운전하며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며 허리가 구부정해지기 쉬운데, 이와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에 과도한 무게가 전달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전 중 한 시간에 한 번은 휴식을 취하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스트레칭을 함으로써 허리와 목 주변 근육 및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허리의 오목한 부분에 쿠션을 대 주거나, 목에 목 베개를 걸어줄 경우 척추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한,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풀어주듯 마사지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E: Eat(먹다)’ : 고칼로리에 기름진 명절 음식, 과식하면 ‘위장’만 고생

명절 기간 중 유독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명절 음식이 대부분 기름지고 고칼로리이기 때문인데, 과하게 먹거나 지나치게 빨리 먹을 경우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가벼운 소화불량이 심각한 위경련이나 급성 위염, 급성 장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화불량은 신체 활동보다 지방과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때 나타날 수 있으며, 명치가 막힌 것 같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울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하근우 원장(내과 전문의)은 “음식을 여러 번 조금씩 나눠 먹는 방식으로 과식을 피하고, 식사 후 바로 눕지 말고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며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나 장거리 이동 등으로 인해 급성위염, 소화불량 등의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전시 스트레칭이나 충분한 휴식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