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놀이터 예시.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최근 놀이터 합성고무 바닥의 유해성과 환경오염 논란으로 인해 어린이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래 놀이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공원·학교 등의 놀이터 모래는 일부 지자체에서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아파트 놀이터 모래는 관리되고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도권 30개 아파트 어린이놀이터 모래를 시험검사한 결과 일부 놀이터에서 대장균이, 전체 놀이터에서 일반세균이 다량 검출돼 위생상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균은 10개 놀이터 모래(33.3%)에서 검출됐고, 일반세균은 조사대상 놀이터 모래 전체에서 평균 3.2x105CFU/g 수준으로 검출돼 어린이가 손으로 만지며 놀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균은 장 이외의 부위에 들어가면 방광염·신우염·복막염·패혈증 등을 일으키며 장 내에서도 전염성 설사를 유발한다.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무의식적으로 모래먼지를 섭취·흡입하는 양은 평균 40∼200mg 수준이며, 영유아의 경우 입에 넣는 습성으로 인해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위험이 크다.

납(Pb)·비소(As)는 조사대상 30개 놀이터 모래 전체에서, 카드뮴(Cd)은 9개 놀이터 모래에서 검출됐으나 해당 기준에는 적합했다. 수은(Hg)과 6가크롬(Cr6+), 기생충(란)은 모든 시료에서 불검출됐다.

어린이놀이터에 설치돼 있는 시설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설치검사 및 정기검사가 의무화돼 있으나 모래의 경우 '환경보건법'에 따라 놀이터 신축·증축·수선 시에만 확인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안전성 검증이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로 이번 실태조사 결과 30개 놀이터 모래 전체에서 일반세균이 다량 검출됐고, 대장균도 10개 놀이터 모래에서 검출되는 문제가 나타나 어린이놀이터 모래 정기검사 의무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어린이놀이터에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하고 배설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개·고양이 회충, 대장균 등에 모래가 오염돼 어린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 보호자의 위생관리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놀이터 모래 안전관리를 위해 관계 부처에 ▲모래 정기검사 의무화 및 위생관리기준(대장균 등) 마련 ▲어린이놀이터 환경관리를 위한 교육·홍보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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