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어린이 충치 예방을 위해 행하는 치면열구전색 시술이 아이의 체내 환경호르몬 농도를 올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면열구전색 시술 후 초등학교 저학년의 소변 내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 A(BPA) 농도가 약간 증가한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온 것이다. 치면열구전색은 치아우식증(충치)을 예방하기 위해 치아 표면의 홈을 메우는 예방적 치료를 가리킨다.

2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과학교실 최연희 교수팀이 2014~2015년 사이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31명을 대상으로 치면열구전색 시술에 따른 소변 내 BPA의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치면열구전색 전후의 어린이 소변 내 Bisphenol-A의 농도 변화)는 대한구강보건학회의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치면열구전색 시술은 치아우식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선 2002년부터 치면열구전색 사업을 국가 차원의 구강보건사업으로 선정했다. 2009년 12월부터는 건강보험 급여화 항목에 포함했다.

연구팀은 치면열구전색 시술에 따른 체내 BPA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치료 전ㆍ치료 2~3시간 후ㆍ치료 24시간 후의 소변 시료를 수집해 BPA 농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면열구전색 2~3시간 후 소변 내 BPA 농도는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면열구전색 시술 전 크레아티닌(creatinine, 소변 안에 존재하는 노폐물) 1g당 3.49㎍이던 BPA 농도가 치면열구전색 시술 후 4.91㎍으로 증가했다.

치료 24시간 후에는 BPA 농도가 4.15㎍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치료 전에 비해선 높았다. 조사 대상 아이의 일회용 랩 사용 빈도ㆍ통조림 섭취 빈도(BPA 농도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등을 고려한 뒤 BPA 농도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치면열구전색 치료를 한 치아면의 수가 많을수록 소변 내 BPA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최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번에 검출된 농도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BPA 하루) 인체안전기준치(TDI)인 어린이의 체중 ㎏당 50㎍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며 "연구마다 (BPA) 유출량에 차이가 있는데, 이는 사용되는 충전재료ㆍ사용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명확한 확인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최근 치면열구전색에 사용되는 충전재의 점도ㆍ강도를 위해 첨가된 성분 일부가 구강 내 타액에 의해 BPA로 유리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한편 BPA는 일부 식품ㆍ음료의 저장용기, 캔, 포장재 등 일상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유기화합물이다.

BPA는 체내에서 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환경호르몬(내분비계 교란물질) 의심물질로 통한다.

어린이가 BPA에 조기 노출되면 불안ㆍ우울ㆍ과잉행동 등 정신적 문제와 성조숙증 등 신체 문제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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