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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수저통' 국립국악원, 반성과 개선 필요해
허영훈 기자 | 승인 2018.01.04 16:45
(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지난 2일 한 언론은 ‘국립국악원, 친·인척 관계 종사자만 27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국립국악원은 문체부 소속기관 18곳 중 친·인척이 근무하는 유일한 곳’이라고 소개하면서 금수저들의 집합체인 ‘금수저통’이라는 꼬리표까지 달았다.

이는 작년 6월 초 문화체육관광부에 접수된 민원을 기초로 한 것으로, 민원을 제기한 사람은 국립국악원 종사자며 민원신청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최순실 딸 정유라 못지않은 금수저들로 인해 많은 국악 전공생들이 큰 실망감에 빠져 있다. 국악인 중 많은 사람이 자녀에게 국악을 가르친다.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악인 2세들은 대부분 서울 유명 대학을 졸업했다. 유명 대학뿐만 아니라 콩쿠르 입상으로 군대 혜택을 받은 남자도 많다. 국악 단체에 들어가는 것은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그 드문 기회마저 국악계 금수저들로 인해 공정하게 채용되지 않고 있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알고도 지나친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같은 국악계에 종사하면서 이와 같은 문제를 폭로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민원을 제기한 국립국악원 종사자의 용기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그 옛날 어두운 시절 같았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민원을 제기한 자를 찾아내 밖으로 쫓아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는 힘들더라도 올바른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 걱정에서 출발한 용기다. 그 용기의 ‘연쇄반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국립국악원 ‘금수저통’ 사태가 도화선이 되어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을 비롯한 국공립 및 시군구립 예술단체를 전수조사해 단원 채용과정의 실태를 상세히 파악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다. 콩쿠르 등 전국 규모의 각종 대회결과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친·인척 관계라고 해서 무조건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투명한 선발과정에서 당당히 경쟁을 통과한 우수한 예술가가 친·인척 관계에 있다고 해서 역차별 당하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진정한 기회의 균등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뛰어난 예술가가 많다. 외국의 유명 대학과 대학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발표회를 준비하는 전공자들도 많고, 예술중·고등학교에서 장래 우수한 예술가로 꼽히는 학생들도 많다. 그들의 공통된 목표 중 하나는 ‘국립’이나 ‘시립’이 붙은 예술단의 정단원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너무도 많다는 이야기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 국립국악원 이슈가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더 많은 민원이 이어져야 하며, 다른 언론사들 역시 더 많은 문제와 사실관계를 찾아내 지속 보도해야 한다. 이번 계기로 전국의 예술단체와 감독기관 역시 ‘회개의 시간’을 가져야 하며, 드러난 적폐에 대해서는 분명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예술계가 올바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공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 기반 조성과 더불어 기회균등의 원칙이 온전히 유지되도록 적폐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작업을 예술가들 스스로에게 맡기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자녀를 예술가로 키우려는 부모, 그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기관과 학교, 전공자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지도교수가 먼저 각성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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