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한해가 저물어간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블랙리스트를 준비하는 것이다. 국정농단사건의 블랙리스트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관리하고, 필요하면 제거하자’는 이슈 포인트는 다르지 않다.

새로운 한 해를 새 마음으로 출발하기 위해서는 지나온 1년을 돌이켜보며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반성은 단순히 뉘우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개선을 위한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 그것이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반성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자신만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 동안 나로 인해 내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이 괴로워했거나 힘들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표로 정리해보는 것이다.

표의 가장 왼쪽에는 자신의 삶을 둘러싼 큰 항목들을 하나씩 써내려간다. 예를 들어, 건강, 가정, 회사, 학교, 목표, 돈 등을 기입하고, 각 항목의 오른쪽에는 그것의 장애가 되었던 키워드들을 나열하는 것이다. 건강이라는 항목에는 담배, 술, 야근, 스마트폰 등을 적을 수 있고, 가정의 경우는 소통의 부재, 세대차이, 사춘기, 늦은 귀가 등을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에 있어서는 게으름, 의지부족, 경쟁 등을 쓸 수 있고, 돈의 경우에는 대출, 월급, 담뱃값 등을 열거할 수 있다.

그렇게 작성하다 보면 2개 이상의 항목에 해당하는 중복되는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위에 제시된 키워드 중에서 담배가 여기에 해당된다. 담배는 건강을 해칠뿐더러 가계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담배는 가정의 행복에도 직접적인 장애요소가 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특별히 관리하고 필요하면 제거해야 할’ 우선순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골라서 다시 새로운 표를 작성하고 가장 많이 중복되는 키워드부터 순서대로 순위를 매긴다. 그 표가 바로 반성과 변화를 동시에 가져다 줄 나만의 블랙리스트다.

이 블랙리스트를 잘 작성해서 현관 옆이나 책상 위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매일 들여다보며 블랙리스트의 키워드들이 모두 제거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회사 구성원들끼리 리스트 내용을 서로 나누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방법들을 상의해보는 것도 좋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기업의 환경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SWOT 분석(강점, 약점, 기회 및 위협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분석기법)’에서 약점 및 위협요인을 정리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내부 환경에서 나타나는 약점과 외부 환경에서 드러나는 위협요인을 찾아낸 후, 약점을 보완하여 기회를 포착하거나 위협을 회피하는 전략을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박사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두 가지 요건으로 ‘혁신’과 ‘마케팅’을 꼽았다. 올바른 반성과 변화는 그것이 기업이건, 개인이건 간에 혁신과 마케팅을 성공시키는 중요한 계기이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블랙리스트는 그 출발을 가능하게 하는 첫 번째 과제다.

블랙리스트가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진지하게 리스트를 작성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올해 남은 열흘 동안 열과 성의를 다해 나만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새해 새 결심으로 세워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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