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감염학과 2014년 성인 예방접종 개정권고안. (자료=마콜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강한 한파가 몰아치면서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2014~2016 질병별 구급활동 현황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응급환자 중 약 65%가 만성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겨울 한파가 시작되는 12월 만성질환자에 의한 응급출동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만성질환자는 겨울철에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저체온증, 독감, 폐렴 등 취약한 질환을 알아보고 주치의와 함께 예방법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 저체온증 10명 중 4명이 만성질환자, 야외활동 삼가고 방한장비 착용

질병관리본부는 저체온증, 동상 등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한랭질환 감시체계 운영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이달 들어 벌써 6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랭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저체온증이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 몸이 떨리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기면상태에 빠지거나 외부 자극에도 무반응상태를 보인다.

체온이 28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중증의 저체온증에 빠질 경우 심실세동 등 부정맥을 유발해 심정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폐렴, 동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장기간 추위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며, 체온유지 기능이 취약한 만성질환자는 저체온증의 위험이 더욱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저체온증 환자 10명 중 4명은 만성질환자로 나타났다(2016년 12월~2017년 1월 기준).

특히 저혈당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내분기계 질환이나 뇌중풍 등 중추신경계 질환이 저체온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질환자는 겨울철 저체온증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 예방을 위해서는 한파 기간에 되도록 야외활동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 모자, 목도리 등 방한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 산행 시 금주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켜 열발산이 증가하고 중추신경계가 억제되면서 추위에 둔감해져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저체온증이 의심된다면 술이나 카페인, 니코틴 등을 피하고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자 폐렴 합병증 발생 위험, 독감과 폐렴구균백신 접종해야

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는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독감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 등을 당부했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에 폐렴 환자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독감과 폐렴은 초기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독감 사망률이 10만명당 0.4명으로 낮은 반면, 폐렴 사망률은 10만명당 32.2명으로 독감의 80.5배에 달하는 만큼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독감 유행 시기에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고려해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독감에 걸리면 폐렴과 같은 합병증에 걸리기 쉽고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 감염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18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건강한 성인의 폐렴구균 폐렴에 걸릴 확률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 성인 대비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만성폐질환 환자에서 폐렴 발병률은 7.7~7.9배, 심혈관계 질환 환자는 3.8~5.1배, 당뇨병 환자에서 2.8~3.1배 높았다.

다행히 폐렴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현재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 백신, 2종류가 있으며 연령과 기저질환에 따라 접종법이 다르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대한감염학회는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23가 다다당질 백신과 함께 접종해야 하는 경우,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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