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하고 지속적인 음주는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 예전과 같은 양을 마셔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뉴스인] 김동석 기자 = "올해 가기 전에 같이 한 잔 합시다."

각종 송년행사로 술자리가 이어지는 연말, 말처럼 ‘한 잔’으로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술자리만 가면 자제력을 잃고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시거나 술에 취해 사건사고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5일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연말연시가 되면 평소보다 과음이나 폭음을 하기 쉬워 술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의 관대한 음주문화 특성상 음주 문제를 간과하는 경향이 많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에 따르면 소주를 기준으로 남자는 한 번에 7잔 이상, 여자는 한 번에 5잔 이상을 마신다면 고위험음주군에 속한다.

고위험음주군은 술을 줄이되 전문가 상담을 권고하고 자신의 음주 패턴을 점검해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이 필요하다.

허성태 원장은 "2차, 3차로 술자리를 이어가는 음주문화도 잘못이지만 주량껏 조절해 마시지 못하는 음주습관도 문제"라며 "과도하고 지속적인 음주는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 예전과 같은 양을 마셔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결국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알코올에 내성이 생기면 점점 술의 양이 늘고 음주 빈도가 잦아져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술 문제가 엿보인다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일 6개월에 2회 이상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black out)을 겪거나 스스로도 술을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번 금주에 실패하거나 미루는 사람이라면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알코올 중독은 술을 자제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 대다수가 '나는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여기지만 알코올로 뇌의 전두엽이나 쾌락중추가 손상되면 자신의 의지대로 술을 끊기가 어렵다.

허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 그들 역시 처음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음주자였다"며 "한두 잔이 한 병이 되고, 두 병으로 점점 늘면서 술을 절제하지 못해 알코올 중독의 굴레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는 자신의 음주 패턴을 돌이켜보고 문제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혼자서 술을 조절하거나 끊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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