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람 관련 이미지. (사진=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제공)

[뉴스인] 김동석 기자 = 프로야구를 비롯한 스포츠는 여가생활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직접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는 '직관' 혹은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경기를 즐기는 이들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가 즐기는 단계를 넘어 중독의 단계로 넘어갈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스포츠는 적당히 즐기면 개인 행복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팀 승패에 따라 기분이 좋고 나쁨이 좌우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스포츠 과몰입은 결과에 따라 감정기복이 심해져 악영향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2일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기경 과장은 "스포츠 경기 관람은 일상 생활에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과도한 몰입을 할 경우 '훌리건'과 같은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며 "스포츠 관람 시 경기 과정을 즐기기보다는 승패에만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스스로를 너무 동일시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넓어지는 스포츠 관람 저변, 정신 건강 영향

국내 스포츠 관람인구 저변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얼마 전 포스트시즌이 끝난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2년 연속 8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국내 프로농구 또한 지난 시즌 유료관중 수가 전 시즌 대비 18% 증가했다.

스포츠 관람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일상 생활에 활력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가 국내 프로야구 팬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5명(49%)은 "야구는 내 삶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구 팬들 또한 "V리그(한국프로배구리그) 경기를 관람하는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변한 이들이 전체의 62.9%에 달했다.

문제는 스포츠 관람이 여가생활을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치거나 경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벽까지 응원팀의 경기를 시청하고, 팀이 지면 식음을 전폐하는 할머니 사례가 소개됐는데, 인터넷 지식포털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도 소위 '스포츠 중독'으로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해외에서도 자신의 팀을 격렬하게 응원한 나머지 경기 결과에 따라 난동을 부리는 극성팬인 '훌리건'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 여가와 생활 분리…과몰입 유발 원인 확인해야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스포츠의 매력을 즐기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건강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일상생활이나 주위에 지장을 줄 정도면 '과몰입'을 의심해야 한다.

과몰입은 일종의 '중독'과 유사한 상태로, 스포츠 관람으로 희열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나머지 팀 승리라는 쾌락을 얻기 위해 스포츠 경기에 더욱 몰입하거나 혹은 응원팀 경기가 없거나 패배할 때에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1954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게 패하자 경기장에서 2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고 1994년 월드컵에서는 패배를 결정짓는 자살골을 넣은 콜럼비아 축구선수가 자국의 한 바(Bar)에서 피살당하기도 했는데, 이는 자신과 응원하는 팀을 동일시해 발생한 비극이다.

스포츠 몰입 시간을 정해두고, 그 외 시간은 스포츠 정보에서 벗어나는 것도 과몰입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기경 과장은 "스포츠, 게임 등의 행위 과몰입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행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파악하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근본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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