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색’ 키에슬로브스키특별전

[뉴스인] 김영일 기자  =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전설의 거장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3부작 '세 가지 색: 블루/ 화이트/ 레드'와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특별전'이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지난해 키에슬로브스키 서거 20주년을 기념해 그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한 바 있는 영화사 백두대간은 영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 겨울 다시 한번 특별전을 기획했다고 15일 밝혔다.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1991)은 이름과 생일, 얼굴까지 빼닮은 폴란드의 베로니카와 프랑스의 베로니끄 두 여인이 겪는 운명적인 삶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1991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고 주인공 이렌느 야곱에게는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도플갱어’인 두 여성의 삶을 신비로우면서도 시적인 감각으로 재현한 이 걸작은 미국 개봉 당시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의 예술영화전용관에서 관객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키에슬로브스키는 1993~1994년 세 가지 색 시리즈를 차례로 발표했다.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인 ‘블루, 화이트, 레드’는 각각 자유, 평등, 박애의 상징을 담은 연작영화로피할 수 없는 인생의 단면을 섬세한 영상으로 표현한 키에슬로브스키만의 영화세계가 응집된 작품이다.

'블루'(1993)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화이트'(1994)는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색조, 내용, 장면에 의해 세밀하게 구분되었던 세 편의 영화는 ‘소외의 극복, 인간애와 유대감을 통한 고독의 해소’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세 가지 색 시리즈에서는 세계적인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 줄리 델피, 이렌느 야곱의 전성기를 만날 수 있다.

1941년 폴란드에서 태어난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는 폴란드 우츠국립영화학교를 졸업했다. 1960년대부터 텔레비전에서 활동하던 그는 폴란드의 사회경제적 문제에 초첨을 맞춘 다큐멘터리영화들을 제작했다. 첫 장편 '상처'(1976)에 이어 '카메라광'(1979)를 발표했고, 1988년에는 텔레비전용으로 제작된 '십계'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그 중 두 편이 장편으로 재편집되어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1988),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988)이란 제목으로 극장에서 상영됐다.

'세 가지 색: 레드'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그는 각본가 피시비츠와 함께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은 '천국' '지옥' '연옥' 3부작 시나리오를 쓰던 중 1996년 3월 13일 심장마비로 5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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