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관련 이미지. (사진=노원다인치과병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 직장인 최 모(32)씨는 평소 양치질을 꼼꼼하게 하고 치아 관리를 잘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래쪽 어금니가 시큰거리기 시작했고, 차가운 음식이 닿을 때마다 치통이 심해졌다. 걱정되는 마음에 치과를 찾은 최 씨는 오른쪽 아래 어금니 두 곳에 충치가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치 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평소 치아 관리를 잘했는데 충치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구강건강에 신경을 썼는데도 충치가 생긴 사람이라면 의문이 들 법도 하다.

실제 우리 주변에는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구강건강에 그리 신경 쓰지 않음에도 치아가 튼튼한 사람이 있는 반면 올바른 양치습관을 갖고 있음에도 충치가 자주 생기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충치가 자주 생기는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혹시 충치도 유전과 관계가 있을까?

◇ 충치도 유전?

충치는 특정 음식과 청결하지 못한 구강환경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s)’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충치가 생길 수 있다.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단백질인 케라틴이 치아의 법랑질 상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케라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충치가 생기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이들의 치아 법랑질을 조사한 결과, 경도가 약하고 깨지기 쉬운 이상조직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또한 부모에게 물려받은 치아 모양 때문에 충치가 잘 생길 가능성도 있다. 치아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구강 내에서 수행하는 기능이나 역할에 따라 부위별로 모양이 모두 다르다.

특히 어금니에는 음식물들을 씹고 갈기 위한 '교두'가 있는데 이는 편평한 모양이 아니라 위로 볼록하게 올라와 있는 골짜기 형태다. 만일 치아 모양 골이 깊고 좁을 경우 음식물이 잘 끼고 제거되기 어려운 상태가 돼 충치가 생기기 쉬운 것이다.

11일 노원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영구치는 보통 어린 나이에 올라오기 때문에 아이의 첫 영구치가 나올 무렵 치아의 홈을 메워주는 실란트 치료를 통해 충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며 "어린 아이들일수록 충치에 취약하므로 평소 건강한 치아를 만드는 생활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충치는 유전이 아니다?

하지만 충치를 유전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충치는 오히려 사회 경제적 환경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치과협회는 의료혜택을 누리기 힘든 일부 국가나 지역 사람들이 구강관리에 소홀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충치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개개인의 생활습관도 충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평소 흡연을 하거나 당분 함량이 높은 식사를 주로 하면 박테리아가 살기 좋은 구강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충치가 잘 생길 수 있다.

한편 침 분비량이 적은 사람도 충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침은 치아 면에 음식물 찌꺼기가 잘 달라붙지 않게 하거나 바이러스와 세균감염을 막아주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데, 침 분비량이 적은 사람은 이러한 자정작용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 역시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루에 700ml의 정도의 침이 분비된다. 하지만 침샘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구강이 건조한 상태가 되면 충치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워 충치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허영준 원장은 "충치에 취약한 치아를 물려받았어도 꼼꼼하게 치아관리를 한다면 충치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충치 발생여부는 유전적 요인보다는 생활습관이 더욱 중요하므로 평소 정기적인 검진과 올바른 칫솔질로 구강 건강과 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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