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투여 전 세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뉴스인] 김동석 기자 = 노인이 암에 걸리면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도 항암치료를 잘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고생하는 것보다 사는 동안 고통 없이 살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노인 항암제 치료는 젊은 사람보다 위험할 수 있다. 젊은 사람들보다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고 간이나 신장 기능이 감소해 항암제가 잘 배출되지 않아 부작용이 더 나타날 수도 있다. 이미 심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는 심장 독성이 있는 항암제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인은 골수기능도 감소해 항암제 치료 후 골수억제가 더 심하게 생겨 면역력도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또 암 진단 전부터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질병을 치료 받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더 악화될 수 있다.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

26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나이가 많은 노인은 젊은 사람과 똑같은 치료를 받으면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항암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살펴봐야 할 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나이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항암치료에 잘 견딜지 여부는 신체적인 나이에 달려 있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해왔고, 튼튼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면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또한 항암제 치료 여부보다는 항암제 용량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젊은 사람처럼 많은 용량의 항암제를 받지 못하더라도 항암제 용량을 줄이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효과도 조금 줄겠지만, 치료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는다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노인에서 폐암 항암치료를 한 사람들과 증상완화 치료만 한 사람들을 비교한 연구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보다 생존기간뿐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삶의 질도 더 좋았다.

이밖에도 항암제 치료 부작용을 줄이는 약제들이 많이 개발됐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효과는 더 우수한 항암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하면 토하고 식사를 못했지만, 요즘 개발된 항구토제를 사용하면 80% 이상의 환자는 구토를 하지 않는것으로 전해졌다.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치료는 독성이 예전 약제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항암 치료는 나이가 아닌 환자의 상황, 건강상태, 항암제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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