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식관용 명지 국제 미니심포지엄' 연자로 나선 일본 St. Mary Hospital 연구소의 사토루 토도 박사 (사진=명지병원)

[뉴스인] 민경찬 기자 = 간 이식 후 조절 T-세포(regulatory T-cell)를 이용해 면역 관용을 유도하면 18개월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완전 중단할 수 있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와, 간 이식 후 장기 생존에 대한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됐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7일 서남의대 명지병원에서 개최된 ‘이식관용 명지 국제 미니심포지엄’(The Myongji International mini-Symposium on Transplantation Tolerance) 연자로 나선 일본 세인트 매리 병원(St. Mary Hospital) 연구소 사토루 토도(Satoru Todo) 박사가 소개했다.

토도 박사는 “생체 간이식 환자에서 아주 새롭고 특별한 조절 T-세포(regulatory T-cell)를 이용하여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임상실험을 했다”며 “10명의 성인 이식환자에게 이식초기에 T-세포를 주입한 결과, 이식 후 6개월부터 면역 억제제를 점차 줄이기 시작하여 3개월마다 줄여서 18개월 후에는 완전히 면역 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실험에 참가한 10명 모두는 현재까지 이식 간의 기능이 정상이며 정상조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7명은 면역 억제제를 완전히 끊은 후 16~33개월간의 추적 관찰 기간 중 면역 억제제의 재사용이 필요 없이 정상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머지 3명은 자가면역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던 환자로서 면역 억제제를 줄이는 동안 경한 면역 거부 반응을 보여 기존 면역 억제제를 저용량으로 다시 시작해 간기능을 정상화 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토도 박사는 "조절 T-세포가 보강된 세포치료는 안전하며 10명 중 7명에서 면역 관용을 유도하여 면역 억제제 사용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결론지었다.

토도 박사는 1963년 세계 최초로 간 이식을 시행한 미국의 스타즐 박사(Dr. Starzl)와 13년 동안 함께 간이식을 수행했다.

일본 귀국 후 지속적인 이식관용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간이식 후 3년 내에 70%에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세포치료 효과’를 지난해 'Hepatology(간연구)'지에 발표했고, 이 업적은 같은 호 사설에서 중요한 업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면역 억제의 장기적인 합병증을 피하기 위한 이식관용 유도’를 주제로 개최된 ‘이식관용 명지 국제 미니 심포지엄’에서 일본 고베 아사히병원 김수량 박사는 이식환자의 평생 면역억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합병증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결과를 소개했다.

또 서울의대 김연수 박사는 ‘신장과 간에 대한 동종 면역 반응, 유사점 및 차이점’을 주제로 간이식과 콩팥이식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 콩팥에 대한 거부 반응도 훨씬 덜 일어난다는 점과 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면역 조절 기능에 대해 소개했다.

간이식 수술 시작 1년여 만에 혈액형 불일치 생체이식을 포함 8건의 간 이식을 연속으로 성공한 명지병원은 간 이식 후 면역억제제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합병증을 극복하기 위한 이식관용에 대한 새로운 지견을 접하고자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10일 명지병원 간센터 이효석 센터장은 “최근 간이식 후 생존율은 1년 90%, 10년 60%에 달하고 장기 생존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면역 억제제에 노출되면서 순환기 질환, 악성 종양, 감염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그리고 신기능 장애 등 부작용 위험을 현저히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된 이식관용(transplantation tolerance)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도출한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명지병원은 오는 9월 제2회 명지 국제간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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