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ㆍ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공동연구

KIST에서 개발한 감정표현 로봇 CARO.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뉴스인] 박소혜 기자 = 로봇이 자폐증 아동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대가 왔다. 치료실로 들어온 아이에게 인사를 건네며 얼굴 탐지기로 시선을 맞추는지 확인하는가 하면 얼굴 표정을 바꿔 감정을 알아채는지 평가한다. 아이가 로봇의 감정을 올바로 알아맞히면 동요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보상을 해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성기 박사 연구팀이 로봇치료로 자폐증 장애아동의 사회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4일 밝혔다. 자폐환자 훈련 시설과 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로봇이 공백을 채우고 치료사를 보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연구팀은 자폐증(자폐스펙트럼 장애)이 있는 만 4~7세 아동 15명을 대상으로 로봇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아동들은 로봇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실험군(8명)과 치료사가 진행하는 대조군(7명)으로 나뉘어 연구에 참여했다.

실험군에는 유진로봇에서 개발한 아이로비큐(iRobiQ)가 전반부에 사용됐고, KIST가 눈을 통한 감정 표현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로봇 카로(CARO)가 후반부에 투입됐다.

연구 결과 환자가 눈을 맞춘 비율이나 감정 인식 정확도에서 로봇그룹과 치료사그룹 모두 효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경우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읽고 감정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해 사회생활에 제한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프로그램 시행 이후 우울감과 불안, 사회적 위축 등 부정적 감정 감소가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로봇이 시행한 치료는 사람이 시행한 프로그램과 유사한 긍정적 효과를 보이면서 로봇이 자폐증을 갖고 있는 아동의 사회적 기술 훈련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실험에 참가한 아동들은 사람보다 로봇에게 더 큰 관심과 호기심을 보였으며 지시를 정확히 따랐다"며 "로봇을 이용하면 환자가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전문적 프로그램을 교육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 자체에 흥미가 없는 환자의 경우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 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개인의 필요나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보상 시스템이 개발돼 로봇 치료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자폐증 연구(Autism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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