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좁아 자주 잠에서 깨는 '소리없는 코골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인] 김동석 기자 =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앓지 않는데도 자주 잠에서 깨거나 자고 난 뒤 몸이 개운치 않으며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혹시 다른 수면장애가 있는 것은 아닐까.

21일 서울수면센터에 따르면 구강호흡(자면서 입을 벌리고 자는 것)을 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주간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는 상기도저항증후군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면무호흡이 수면 중 기도가 완전히 막혀서 빈번하게 잠에서 깨는 것과 달리 상기도저항증후군은 기도가 완전히 막힌 상태는 아니지만 기도가 좁아져 있어 힘들게 호흡을 이어가다가 자주 잠에서 깨게 되는 증상이다. 코골이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소리없는 코골이'로 불린다.

일반적인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머리만 대면 자고, 항상 피곤하고 수면 중 산소가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상기도저항증후군 환자는 단순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중간 단계로 뇌가 정상적인 호흡을 위해서 계속 깨는 뇌파를 내보내기 때문에 불면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코골이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는 과체중인 남성에 많은 반면 수면무호흡증 전단계인 상기도저항증후군은 정상체중인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서울수면센터를 방문한 50대 이상 여성 불면증 환자를 추적 조사해본 결과 83%의 환자가 상기도저항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코와 입으로 연결된 중간 통로가 선천적으로 좁거나 아래턱이 작은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이들은 똑바로 누웠을 때 혀가 뒤로 말리면서 호흡을 방해하면서 나타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서 호흡이 가빠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똑바로 누운 자세보다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우면서 몸을 뒤척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경우 근육을 이완시켜서 혈압과 심장을 안정시키고 피로를 해소하는 깊은 수면단계에 들 수 없기 때문에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함이 누적되고, 특정 근육이 뻐근한 근육 뭉침, 관절염, 소화 장애, 손발이 찬 혈액순환 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기도저항증후군 치료는 개인 특성에 따라 근본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원장은 "기도가 좁아 불면증으로 발전된 상기도저항증후군의 경우 약물치료로 수면제나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을 먹으면 잠깐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호흡이 더 불안해져 위험할 수 있다"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불면증의 원인을 진단해야 하며, 전문의 진단에 따라 맞춤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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