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정경의 앨범 '마왕'

[뉴스인] 박소혜 기자 = 성악가 바리톤 정경이 슈베르트 '마왕(Erlkönig)'을 부른 앨범이 오는 19일 워너뮤직에서 발매된다. 정경의 15집 앨범이기도 '마왕'은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슈베르트의 마왕은 그동안 피아노 반주로만 공연돼 온 독일가곡이다. 바리톤 정경은 미국 뉴욕 카네기 홀을 비롯해 텍사스,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르바니아, 일본 도쿄와 오사카, 독일 베를린과 드레스덴에서 마왕을 연주한 바 있다. 

이번 앨범에서 바리톤 정경은 오케스트라 3관 편성에 일본 전통악기인 타이코 등을 추가해 협연하며 파격을 보여줬다. '클래식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바리톤 정경은 국내외 콩쿠르 10개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오페라마라는 장르를 창시해 오페라마예술경영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오페라마예술경영연구소가 제작한 '마왕' 앨범은 프로듀서 아다스 알도(Adas Aldo), 오케스트레이션 최정석 감독이 참여했으며, 콩뮤직 엔터테인먼트에서 녹음이 진행됐다.

◇ 슈베르트의 대표작 '마왕', 어떤 곡? 

1815년 12월, 몹시 흥분한 채 괴테의 시 '마왕'의 책장을 무섭게 넘기는 누군가가 있었다. 책을 한 손에 움켜쥔 그는 좌불안석 연신 방안을 오갔다. 급기야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인지 황급히 의자를 끌어다 놓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무서운 속도로 오선지를 메워 갔다. 그의 이름은 프란츠 슈베르트. 적어 내려간 작품은 바로 그의 대표작인 '마왕', 당시 만 18세였던 슈베르트의 첫 작품이었다.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마왕'에는 네 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해설자, 아버지, 아들, 그리고 마왕(魔王).

도입부에서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버지가 아들을 품에 안은 채 급히 말을 몰아 집으로 향한다. 아버지 품에 안긴 어린 아들에게는 자신을 뒤쫓는 마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겁에 질린 아들은 아버지에게 마왕의 존재를 폭로하고 구원을 요청한다.

하얗게 질린 아들을 다독이며 그것은 마왕이 아니라며, 겁먹지 말라는 말만 반복하는 아버지. 그럼에도 마치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쩐지 꺼림칙한 기분에 아버지는 서둘러 말을 몰기 시작한다.

가까스로 비를 뚫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품속의 아들을 확인한 아버지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아들의 육신을 발견한다.

마왕은 무슨 이유로 아들을 데려갔는가. 왜 아버지는 마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는가. 아들을 뒤쫓은 것이 마왕인가, 아니면 아들이 뒤쫓은 것이 마왕인가.

작품은 우리 역시 무의식 중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 마왕의 속삭임은 마음속의 속삭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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