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포와 대기오염이 겹치면 '폐기능 저하' 악화시켜

(사진=서울대병원)

[뉴스인] 박소혜 기자 = 봄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들에게 미세먼지는 폐기능 저하를 더욱 촉진시킨다는 연구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김현진ㆍ박진호ㆍ조비룡ㆍ김종일 교수팀은 복부 지방이 많은 사람의 경우 거주지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m3씩 높은 곳일수록 폐활량 지수도 약 10%씩 더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남성 1876명의 해당 거주지와 가까운 측정소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했다. 그리고 복부 CT를 통해 총 복부지방,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면적을 측정한 후 폐기능 검사로 폐활량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의 단면적이 200cm2를 초과하는 성인(평균허리둘레 98cm)은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m3) 증가할 때마다 폐기능도 약 10% 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복부 비만이 미미하거나 없는 성인(단면적 200cm2 이하, 평균허리둘레 87cm)은 동일한 미세먼지 농도 노출에서 의미있는 폐기능 저하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복부비만인 사람이 평균 40μg/m3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지역에 사는 경우보다 50μg/m3에 사는 경우 폐기능이 10% 더 약하고, 60μg/m3에 살면 20% 더 약하다는 뜻이다.

연구 참여자 전체의 하루평균 미세먼지 노출은 약 50μg/m3였으며, 황사 영향을 받은 지난 6일 전국 대부분 도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0μg/m3 전후였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김현진 교수는 “지방세포에서는 인터루킨-6과 같은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활성산소종을 생산한다. 대기오염도 기도염증과 염증 매개인자,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지방세포와 대기오염 두 가지가 겹쳐 더 심한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는 “복부비만인 성인이 미세먼지 노출시 폐기능 감소 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라며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각종 호흡기질환과 심뇌혈관 질환이 더 잘 걸릴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노출에서 더욱 질환이 발병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미세먼지 노출 최소화뿐 아니라 복부지방 감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이자 비만분야 권위지인 ‘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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