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두 곳뿐인 천연비행장, 물범 등 자연의 보고(寶庫)

▲유람선으로 돌아보는 백령도의 백미, 두무진의 기암괴석들

[뉴스인] 민경찬 기자 = 우리나라 최북단 '백령도'는 북한과 인접해 천안함 사건의 아픔도 있고 인구 절반이 군인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지만 천연기념물을 여섯 가지나 품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북위 37도 52분, 최북단 백령도에 가려면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야 한다. 만만찮은 뱃삯을 인천시가 인천 시민에게는 60%, 그 외 지역 관광객들에게는 50% (1박 이상 조건) 할인해 섬 여행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쾌속선으로 4시간을 달려야 닿는 백령도는 직선거리로는 인천보다는 평양이 오히려 더 가깝다고 한다. 운이 좋아 파도가 잔잔한 날은 무사히 도착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롤러코스터를 각오해야 한다. 

▲전망대에서 천연비행장(오른쪽)과 담수호인 백령호를 볼 수 있다.

그나마 인천에 안개가 끼면 배가 언제 출항할지 몰라 대기해야 하고 인천에서 배가 뜨지 못하면 백령도에서 돌아오는 배도 없다. 자칫하면 예정 일정보다 1박 혹은 그 이상 백령도에 묶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백령도에는 ▲천연기념물 제391호,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천연 비행장(사곶해수욕장) ▲돌 하나라도 반출하면 법에 저촉되는 천연기념물 제392호 콩돌해안 ▲백령도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물범 (천연기념물 제331호) ▲현무암 분포지 (천연기념물 제393호) ▲남포리 습곡구조(천연기념물 제507호) ▲연화리 무궁화(천연기념물 제521호)등 여섯 가지이다. 

▲천연비행장에 관광 버스들이 정차해 있다. 관광 버스는 백령도 관광의 주요 수단이기도 하다.

천연비행장인 사곶해수욕장은 규조토로 이뤄져 바닥이 단단하다. 프로펠러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데 실제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활주로를 깔지 않고 백사장으로만 이뤄진 천연비행장은 전 세계에서 백령도를 포함해 두 곳밖에 없다. 

지금은 갈매기들이 밀물에 밀려온 조개를 파먹느라 분주하다. 길이 약 4km, 너비 400m로 멋진 자동차 광고 한 편 찍어도 좋을 만한 풍광이다.

▲콩돌해안에서 수녀들이 산책하고 있다.

콩돌해안은 콩알만한 자갈이 해변에 널려 있어 콩돌해변으로 불린다. 파도에 밀린 자갈이 내는 소리가 해안 전체에서 '콩돌콩돌'하고 메아리치듯 정겹게 들려온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이곳에서 자갈을 반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현무암으로 뒤덮인 '하늬해변'에서 할머니들이 굴을 캐는데, 그 옆으로 갈매기들이 주춤주춤 날아들어 같이 굴을 캐는(?) 모습을 보니 갈매기가 오랜 세월 함께한 애완동물 같다. 주변에 물범 서식지가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날엔 인근 전망대에서나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 

주변 감람암포획 현무암 분포지는 분출구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용암층에서 지름 5~10cm 크기의 감람암(橄欖岩) 포유물(包有物)이 다량 관찰된다.

▲남포리 습곡구조 부근 용트림 바위 주변으로 갈매기가 날고 있다. 주변 절벽에는 산란기를 맞은 갈매기와 가마우지들이 둥지 튼 모습을 볼 수 있다.

남포리 습곡구조는 용트림 바위 주변으로 펼쳐진 습곡 절벽에 산란기를 맞은 갈매기와 가마우지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바로 위 천안함위령탑 전망대에서는 천안함 사고 현장이 보인다. 

명승 제8호 두무진은 백령도의 백미다. 유람선을 타고 형제 바위, 코끼리 바위, 장군 바위, 선대 바위 등 태고의 신비가 깃든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으며 금강산의 만물상과 비견돼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린다.

▲도보로 둘러보는 두무진은 아름다운 일몰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두무진이라는 명칭은 원래 바위가 머리카락처럼 뾰족한 것이 많아 두모진(頭毛鎭)이었다는데 지금은 투구를 쓴 장군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두무진(頭武津)이 됐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고 돌아본 두무진은 해넘이 시간과 맞물려 걸으면서 기암괴석의 절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촬영협조 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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