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경영 미디어컨설팅 이인권 대표

[뉴스인] 김동석 기자 = ‘문화’를 유난히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글로도 쓰고 말로도 외친다. 다양한 조직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30년 이상 활동해 왔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화예술의 맥락과는 다르다.

최근 ‘긍정으로 성공하라’라는 책을 내고 문화적 사유를 풀어내고 있는 예술경영인이자 문화커뮤니케이터인 긍정경영 미디어 컨설팅의 이인권 대표다.  

이인권 대표는 우리 사회가 아직 문화의 흐름이나 시대정신(Zeitgeist)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다. 사회의 리더십이 사회문화체계의 격변하는 트렌드와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어느 시대나 그 사회를 특징짓는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은 정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다이내믹한 것이다. 20세기와 21세기의 흐름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문화의 흐름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우리는 세상이 변한 것을 인지하지만 행동으로 따라가지 못한다. 시대정신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이 시대정신을 말했다. '어느 시대든 그 시대를 규정짓는 정신이 존재하며 개인이 시대정신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한 개인이 시대정신을 앞서 갈수는 없지만 맞춰는 가야 하는데 한국사회는 그렇지 않다."

-문화의 정의와 사회적 의미는.
"문화에 대한 정의는 170여개나 된다. 로젠블라트의 문화에 대한 규정이 가장 현실적이다.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교류하는 것’이다. 사람이 존재하는 그 자체의 모든 게 바로 문화다. 그 문화는 ‘격(格)’이 있어야 하고 ‘품(品)’이 있어야 된다. 바로 품격이다. 영어에서 문화라는 단어 ‘culture'에는 이 두 가지 뜻을 모두 담고 있다.

선진사회 문화는 기본적으로 수평적인 가치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수직적인 패턴이 바탕이다. 한국어 특성에서 비롯되는 영향도 크다. 우리말처럼 연륜, 지위, 소유에 따라 언어구사가 다른 문화도 없다. 오죽했으면 ’지위경쟁사회‘라는 말까지 등장했겠나. 같은 동양권인 중국과 일본도 우리와는 다르다."

-문화커뮤니케이터란 무엇인가.
"문화적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인 패러다임으로 서로를 사람답게 존중하고 배려하며 교류 소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문화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는 기본적으로 학습되고, 정형화되고, 공유하며, 축적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문화커뮤니케이터는 정보나 아이디어나 정책을 상대방이나 대중에게 잘 전달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당연히 전달방식이 문화적이어야 한다. 지구상 모든 인간은 99%의 DNA가 같다고 한다. 1%의 차이는 문화성이다.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로 사회적 시대정신도 달라진다."

-우리 사회의 문화체계는 어떤가.
"세상의 시대정신은 ‘수평적’인데 ‘수직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대와 계층의 문화적 갈등이 상존한다. 때로는 대립과 분열로 치닫는다. 선진사회는 사회적 관계가 수평성을 띠고 있다. 우리는 전체적으로 아직 수직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젖어 있다.

사회활동에서 나이와 지위에 따라 호칭과 경칭이 달라지는 문화는 한국뿐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사람을 처음 만나 속된 표현으로 '민증 까자'고 한다. 서로의 관계가 수직적으로 정해지고 친해지게 된다. 아주 특별한 문화적 특성이다."

-개인적으로 수평적인 마인드인가.
"스스로 그렇게 노력도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영향권을 갖는 가정이나 경영자로 있는 직장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을 수평적으로 대한다. 언어에서도 상대방에 부합한 칭호를 붙여 예우한다. 나이나 지위에 따라 ‘반말’을 써본 적이 없다. 연배가 아래인 사람들이 말씀을 낮추라고 하지만 경칭이 몸에 배어 있어 어색하다.

언어가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언어를 만든다는데 아마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어를 독학으로 배우면서 영어식 언어습관이 밴 것 같다. 서양에서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언어소통이 수평적이다."

-사회흐름을 앞서갔다고 생각하나.
"70년대 고등학교 시절, 해외펜팔과 우표 수집을 하면서 영어공부가 취미가 됐다. 코리아타임스에 200여 회 영어 칼럼도 썼다. 글로벌 시대가 오면서 영어역량이 사회생활에 한몫을 했다. 첫 직장을 중앙일보에 경력 입사한 것도 영어 덕택이었다.

지난 2003년 21세기 들어 전국 최대 규모로 건립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경영을 맡으면서 지역으로 내려갔다. 그때만 해도 지방과 중앙의 문화적 격차가 컸다. 거기서 대한민국 지식경영 최다 보임 기록을 인증 받을 정도로 13년을 대표(CEO)로 있었다.

그 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으로 지방화 시대가 왔다. 중앙의 정부기관과 공기업 등 170여 개가 지방으로 분산 배치됐다. 지금은 중앙 전문가들이 지방에서 활동하는 추세가 보편화됐다.

당시 지방에 있으면서 공공 문화예술센터를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해 지역사람들과는 불가근불가원 입장을 취했다. 요즘 유행하는 ‘혼밥’, ‘혼술’, ‘혼행’ 등이 익숙해 있었다."

-‘성공’과 ‘출세’를 구분하고 있는데.
"성공과 출세의 개념을 처음으로 구분했다고 생각한다. 성공은 수평적인 선진가치이며 한국사회에서의 출세는 수직적인 관념이다. 돈, 권력, 명예라는 외면적 기준으로 사회적 위계가 결정되어 ‘갑’에 들어가는 출세를 성공과 혼동하고 있다.

성공은 어느 분야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과 열성으로 상호 존중하며 배려하며 이뤄내는 결과다. 그에 대한 만족, 보람, 행복감을 갖는 ‘의미 있는 삶’을 뜻한다. 이제는 1%의 소수 출세한 사람보다 99% 다수의 성공한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 내용을 ‘긍정으로 성공하라’라는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유엔은 18~65세를 청년, 66~79세를 중년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나는 아직 청년이다. 그동안 쌓아온 성공과 행복을 위한 긍정의 가치를 널리 전파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예술경영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긍정의 성공을 함께 나누는 문화커뮤니케이터가 될 것이다.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정신처럼 유연심으로 모두에게 이롭게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강조하는 성공의 가치다. 이제는 모든 국민이 성공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새로운 시대가 되어야 한다."

이인권 대표는 평범한 생활인이며 조직인으로 활동해왔다. 또한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반듯함이 있었다. 한국의 수직적인 문화 바탕에서도 스스로 말하듯 출세보다 성공을 이룬 수평적 패러다임의 퍼스트 무버(선도자)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청경우독으로 13권의 책을 내며 지식과 지혜를 쌓고 내공을 다지며 긍정을 체득한 열정파다. 여유 넘치는 환한 미소에서는 긍정의 힘이 느껴졌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