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오염물질, 심각한 호흡기질환 이어질 수도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중앙대병원)

[뉴스인] 박소혜 기자 =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는 실내 환기를 꺼리게 만든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라는데, 과연 실내 공기는 안전한 것일까.

12일 중앙대병원은 실내 공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실외에서 다니는 것보다 건강에 더 안좋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실내 공기 오염의 심각성과 인체위해성에 대한 무관심을 경고하며, 이는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환경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430만 명으로 실외 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370만 명보다 더 많았다.

또한 실내 오염물질이 폐에 전달될 확률은 실외 오염물질보다 10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적절한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실내 공기 오염은 실외보다 최대 1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 단독ㆍ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새집증후군, 아토피, 천식 유발 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 등을 조사한 결과, 공기 중 세균과 곰팡이의 평균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날 창문을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비롯해 전기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화학오염물질이 쌓이면 실외에서보다 심각한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호흡기면역체계가 약한 영유아와 노약자, 임산부와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암환자 등은 실내의 공기 질 관리와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와 실내가구의 칠, 접착제 등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강해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농도가 낮다면 눈, 코, 목에 자극이 오고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호흡기 장애와 폐의 염증, 더 나아가 독성 폐기종이 올 수도 있다.

집안에서 생기기 쉬운 곰팡이 역시 천식을 유발할 수 있다. 면역체계가 약하거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다면 폐에 곰팡이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재열 교수는 "집안 곰팡이는 습기를 없애 제거해야 한다. 이밖에도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털, 바퀴벌레 등을 비롯해 난방이나 음식을 만들 때 발생하는 가스 등도 실내 공기 오염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적절한 환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쾌적한 공기질을 유지하려면 날씨가 좋고 미세먼지 수치가 낮은 날, 대기 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경, 하루 3회 정도 맞바람이 치도록 5~20cm 폭으로 창문을 열고 자연 환기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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