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비뇨기과학회가 비뇨기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의 응답자만이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 사용 시 재감염 위험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료= 대한내비뇨기과학회)

[뉴스인] 마소연 기자  = 국내 비뇨기과 의료진 83.3%는 재사용 요관내시경의 수리·고장으로 인해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등 환자 치료 시 불편을 느꼈으며 10명 중 9명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일회용 요관내시경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회장 나군호)는 비뇨기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국내 요관내시경 사용 환경·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뇨기과 의료진 대부분은 요로결석 진단·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재사용 요관내시경의 수리와 고장으로 인한 의료 행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요관내시경의 재사용으로 인한 환자 안전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요로결석 환자 수는 2015년 기준 약 28만명으로, 2009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뇨기과 의료진 85.7%는 요로결석 치료에 요관내시경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요관내시경은 요도에 삽입되는 스콥(Scope)이 딱딱한 경성 요관내시경과 유연하게 휘어지는 연성 요관내시경이 있는데, 최근에는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연성 요관내시경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연성 요관내시경은 사용 후 소독·세척 과정을 거치고 난 후 재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은 많이 사용할수록 내구성이 저하되고 고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리를 맡겨야 하는 불편함이 단점으로 꼽힌다. 설문에서도 '재사용되는 연성 요관내시경의 내구성에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한 의료진은 8.3%에 그쳤다.

또한, 요관내시경의 재사용으로 인한 환자의 감염 위험을 걱정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소독·세척에 대한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 '가이드라인에 맞춰 진행되고 있으니 문제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11.1%에 불과했다. 

특히, HIV(에이즈)나 간염 환자와 같이 감염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경우의 감염 위험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90%)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이 고장 났을 경우 평균 수리 기간은 5~8주가 가장 많았으며 최대 16주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대한내비뇨기과학회)

재사용 연성 요관내시경이 고장이 났을 경우 평균 수리 기간을 묻는 질문에 5~8주를 응답한 경우가 50%로 가장 많았다. 연성 요관내시경 10개 중 8개(84%)는 고장이 나면 최소 한 달(5주)에서 길게는 넉 달(16주) 동안은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병원에서 보유하고 연성 요관내시경의 개수를 묻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4%는 1대라고 응답했다. 환자가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아도 사용할 수 있는 요관내시경이 없다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치료 중간에 요관내시경이 고장이 났을 경우 즉시 수술을 멈추고 새로운 요관내시경을 사용해야 하지만, 사용 가능한 요관내시경이 없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 나군호 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설문을 통해 요로결석 치료 과정에서 비뇨기과 의료진들이 경험하는 불편함과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요인,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저변 확대의 필요성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로결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회용 연성 요관내시경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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