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쟈니 브라더스' 멤버, 70대 중반 솔로가수 선언

가수 진성만 씨가 14일 뉴스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1960년대 '쟈니 브라더스'로 활동하며 인기를 끌었던 그는 50년만에 단독 공연을 펼쳐 화제가 됐다. (사진=민경찬 기자)

[뉴스인] 박소혜 기자 = ‘빨간 마후라’로 1960년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쟈니 브라더스’의 멤버 진성만 씨가 최근 50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 데 이어 올해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7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나의 길을 찾았다”는 가수 진성만 씨를 14일 만났다. 대단한 열정으로 외향적인 에너지가 넘치는가 싶었지만 오히려 차분한 내공이 그를 감쌌다.

“새로 태어난 기분이에요. 솔로가수로서는 신인이죠. 매우 늦은 나이라고 하겠지만요. 내 인생을 다시 찾은 기분이에요. 이제는 이 길로만 나아갈 겁니다.”

지난 2015년 11월 17일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진성만 씨의 첫 단독 콘서트에 그의 처형인 영화배우 김지미 씨가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진성만 씨는 지난 2015년 11월 서울 남산에 있는 반얀트리 호텔에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1962년 남성 4인조 그룹 ‘쟈니 브라더스’로 가수활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영화제작자 등으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오르진 못했다. 처형인 영화배우 김지미 씨 일을 도와주며 중년을 보냈다. 김지미 씨의 권유로 무대를 마련하고 이를 실현한 것이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였던 것이다.

“50년만의 무대이면서 첫 단독공연을 위해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예전에는 4명이 무대에 올랐다면 이번엔 완전히 혼자 책임지는 무대인 거잖아요. 가사를 잊어버려도 혼자 해결해야 하고. 젊을 때는 목소리와 비주얼이었다면 이제는 인생의 맛이 담긴 그런 감정이 노래에 가미된 것 같아요. 지금이 더 낫지 않나 싶어요.”

지난 2015년 11월 17일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생애 첫 단독 콘서트에서 진성만 씨가 열창을 하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올해 준비하고 있는 공연은 지난 반얀트리 무대가 기반이 됐다. 당시 공연을 보러 왔던 배우 이영하 씨는 진성만 씨의 공연을 보고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꿈을 꾸게 됐다”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이영하 씨의 적극적인 섭외로 지난해 ‘라비따’에서 하우스 콘서트를 열었고, 올해 신세계아카데미 공연에서도 MC를 맡아주기로 했다.

오는 23일 신세계아카데미 경기점을 시작으로 ▲4월 6일 인천점 ▲4월 21일 의정부점 ▲5월 19일 부산센텀점 ▲5월 25일 대구점까지 ‘팝과 재즈의 전설’이라는 주제로 석 달간 5회 전국 공연을 이어간다. 이 공연에서는 1960~70년대 유행했던 팝송들을 들려준다. 쟈니 브라더스 활동 당시 워커힐호텔 무대에서 많이 불렀던 노래라고 했다.

올해 신세계아카데미에서 마련한 '레전드 오브 팝앤재즈 스페셜 콘서트'에서 진성만 씨가 배우 이영하 씨의 진행으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예전에는 ‘쇼쇼쇼’와 같은 버라이어티 음악프로그램이 TV에 있었는데 지금은 올드 팝송을 들려줄 무대가 별로 없거든요. 지난 반얀트리 공연에서 관객들이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예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팝송이 내 몸에도 제일 잘 맞아요. 이번 공연에서도 반주음악에 맞춰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7인조 재즈밴드와 코러스 2명이 함께 라이브로 연주할 예정입니다.”

공연을 위해 매일 노래방을 찾아 2시간씩 노래를 부른다는 진성만 씨는 특히 운전할 때 노래 연습이 잘 된다고 했다. “공연 당일 리허설을 포함하면 30곡 정도를 불러야 하는데 그러려면 성대근육을 단련해야 해요. 매일 나 자신과의 싸움이면서 즐거움이죠. 나를 극복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본격적인 솔로가수가 된 진성만 씨는 지난해 미국 UCLA 교수를 찾아 레슨을 받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배움과 연습을 놓지 않고 있다. 가톨릭 의대를 중퇴하고 가수로 전향하며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또래의 시니어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단다.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늙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어요. 나이나 환경 때문에 핑계를 대거나 체념하면 안 됩니다. 하고 싶은 걸 찾으세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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