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다사랑중앙병원)

[뉴스인] 마소연 기자  = 대학생 박모 씨는 새 학기를 앞두고 살은 빼고 싶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을 포기할 수 없어 술자리에서 안주 대신 술만 마시기로 했다. 

박씨처럼 술을 통해 섭취되는 열량을 줄이기 위해 음식 섭취를 줄이는 '드렁코렉시아(drunkorexia)' 다이어트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드렁코렉시아(drunkorexia)는 술고래(drunk)와 거식증(anorexia)을 합성한 신조어로, 체중과 몸매 유지를 위해 식사를 줄이고 밥 대신 술을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용어로 음주 거식증이나 음주 다이어트 등이 있다.

15일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살을 빼고 몸매를 유지하고는 싶은데 술을 줄일 수는 없는 젊은 여성들이 마지막에 음주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빈속에 폭음하거나 폭음 뒤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 드렁코렉시아와 같은 행위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알코올은 식도를 거쳐 위장, 소장, 대장을 거치게 되는데, 주로 소장을 통해 흡수된다.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술이 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지고 알코올이 바로 소장으로 흡수돼 더 빨리 취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 분해효소가 제대로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간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허성태 원장은 "공복 음주는 마치 알코올을 정맥에 주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빈속에 술을 마시게 되면 구토 증상이나 의식 혼미, 기절 등과 같은 급성 알코올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속에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뇌세포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드렁코렉시아처럼 의도적으로 끼니를 거르면 건강 상태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영양실조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 상태에서 폭음하게 되면 블랙아웃(일시적 기억상실)과 같은 신체적 문제는 물론, 심리적인 문제까지 나타날 수 있다.

살을 빼기 위해 음식물 섭취를 줄이다 보면 나중에는 먹기가 싫어지고 결국 억지로 먹고 토하는 폭식증이나 거식증과 같은 섭식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술만으로 배를 채우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음주 후 설사제나 이뇨제를 먹기도 한다.

허 원장은 "드렁코렉시아의 경우 먹는 것에 대한 불안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술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습관은 결국 알코올 의존이나 중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를 줄이는 것보다 영양가 없는 고열량인 술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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