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다사랑중앙병원)

[뉴스인] 마소연 기자  =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9.8%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악의 고용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흙수저', '헬조선'을 넘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상황에서 취업 스트레스를 음주로 해결하는 이들이 늘면서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최근 취업 스트레스를 겪으며 술을 마신 상태에서 폭력, 방화, 자살 등을 저지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단순히 술김에 저지른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심리적 원인을 분석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이나 존재가치를 느끼지 못하거나 취업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자기 존중감이 낮아지고 자신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다. 

김 원장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면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의기소침해져 사람들조차 만나기 꺼리게 되고 고독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대처수단으로 술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뇌에서 이성이나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억제해 취중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위험한 생각을 하거나 세상에 대한 분풀이로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다.

김 원장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취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불안으로 이어져 불면을 겪거나 자괴감이나 우울감 등 다양한 심리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때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기분일 뿐 실상 술이 해결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알코올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알코올은 뇌 보상회로를 자극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나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러나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뇌가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고 우울한 감정에 빠진다. 게다가 알코올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더 많은 양의 술을 찾게 되고 결국은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다.

김석산 원장은 "술이 아닌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 다른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가까운 상담기관이나 전문병원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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