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조동숙 교수팀 "고혈압·부종 초래할 수 있어"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국내 임신부의 나트륨 섭취량이 WHO의 하루 권장량보다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뉴스인] 박상아 기자 = 우리나라 임신부의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섭취 제한 권장량 2000mg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칼슘ㆍ철분ㆍ엽산의 섭취량은 권장량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혈관수축에 관여하는 부신수질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말초혈관 저항을 높여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고 뇌졸중ㆍ심장병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임신성 고혈압 환자에겐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고, 고단백 식사를 권장하고 있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을지대병원 간호학과 조동숙 교수팀이 산전 관리를 위해 지난 2014년 6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두 병원 산부인과 외래를 방문한 임신부 198명을 대상으로 나트륨을 비롯해 단백질ㆍ지방ㆍ탄수화물ㆍ비타민ㆍ미네랄 섭취량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임신부가 24시간 동안 섭취한 음식을 직접 쓰게 하는 ‘식품섭취 조사기록지’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나트륨을 3504㎎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WHO의 하루 섭취 제한 권장량의 1.7배를 초과한 수치다.

또한 임신부의 소변에서 나트륨 배설량을 직접 측정해 산출한 하루 나트륨 섭취추정량은 평균 2882㎎으로 역시 WHO 권장량의 1.4배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염분에 대한 기호도(선호) 점수는 평균 62.6점이었다. 특히 임신 3기(임신 27∼40주)인 임신부의 염분 기호도 점수는 74점으로 임신 1기(1∼12주)의 58.5점, 2기(13∼26주)의 57.5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나 생선구이를 먹을 때 소금ㆍ간장ㆍ고추장 등과 함께 섭취하는지, 간장ㆍ고추장ㆍ된장 등에 볶거나 졸이거나 절이는 음식을 얼마나 자주 섭취는지, 가염 조미된 견과류ㆍ어포ㆍ감자 칩ㆍ팝콘 등을 얼마나 자주 섭취하는지 등 세 문항에 대해 임신 3기 임신부는 상대적으로 높은 섭취 횟수를 기록했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나트륨 섭취가 증가하면 수분 축적이 뒤따르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혈관 민감성이 증가해 고혈압과 부종을 초래하게 된다"며 "임신 3기엔 미각이 변해 짠 맛을 느끼기 어려워지고 짠 음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신 전 비만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높아 비만으로 분류된 임신부의 경우 염분 기호도 점수가 높았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과체중이나 비만 체중인 사람이 저체중인 사람에 비해 더 짜게 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며 "임신 전 비만했던 임산부에게 임신 3기에 짠 맛 선호를 줄이도록 영양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교수팀은 "임신부가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는 나트륨은 초과 섭취하지만 정작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ㆍ철분ㆍ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은 적게 섭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슘은 하루 평균 평균 595㎎, 철분은 12㎎, 엽산은 216㎍을 섭취했는데 이는 일일권장량 대비 각각 85%, 50%, 35% 섭취하는 데 그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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