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UPDATED 2017.4.26 수 15:35
상단여백
HOME 피플
"알려줘야지…그 때, 누군가는 싸우고 있었다고"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첫걸음, 최운산 장군 기억하기
이대원 객원기자 | 승인 2017.01.05 16:21
지난해 11월 관훈클럽에서 열린 최운산장군 기념사업회 창립기념 학술세미나

[뉴스인] 이대원 객원기자 = 그토록 보고 싶던 조국의 광복을 한 달여 남기고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뒤 세상에 잊힌 독립운동가가 있다.

일제강점기 사재를 모두 털어 대한민국 독립군의 기초를 세우며 항일투쟁의 선봉에 섰던 최운산 장군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출범했다.

지난해 11월 4일 창립식을 연 최운산 장군 기념사업회는 같은 달 29일 서울 종로 관훈클럽에서 창립기념 학술세미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운산 장군을 비롯한 그의 일가가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대표적 성과로 꼽히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승전의 주역으로 활약했음이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새롭게 조명됐다. 지금까지는 그들의 이름 대신 김좌진, 홍범도 장군 등의 이름만 기억될 뿐이었다.

또한 독립군의 총사령관은 최운산 장군과 그 형제들이었고, 김좌진ㆍ홍범도 장군은 중대장급으로 국지전에 참여해 전체 공훈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운산 장군이 조직한 항일 독립군이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국제적 확산을 막아냈다는 결정적 근거도 함께 제시됐다.

최운산 장군 기념사업회 창립기념 학술세미나에서 관계자가 일제의 제국국방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일본군은 당시 일본 세계정복의 욕망, 그 제국주의 광풍 속에서 일본 헌법보다도 권위를 인정받던 ‘일제 제국국방방위지침’조차 어기고 간도지방에 화력을 지원했는데, 그 이유 역시 우리 독립군의 강력한 위상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토론자들은 발제 내용에 공감하며 최운산 장군을 기억에서 되살리는 방법으로 영화, 소설 등의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재를 출연해 일가 전체가 독립군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 참여한 최운산 장군을 오늘날 우리 역사에 되살리는 일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진짜 올바른 역사관’을 세워주는 데 중요한 과업이다. 마침 같은 날 발표된 국정 역사교과서는 획일화되고, 정권에 의해 편집된 역사의 조각들을 재구성하는 일의 엄중함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독립군 무장독립운동은 몇몇 부대장의 영웅 신화가 아니라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처절한 삶을 통해 이루어낸 일이다. 권력자의 편의에 의해, 선전도구로서의 집중화를 위해 몇몇 인물에게 덧씌운 수많은 이야기들은 역사 해석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최운산 장군 기념사업회 창립기념 학술세미나에서 1919년 만주지역 독립군 세력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고 있다.

함경북도 온성 출신인 최운산 장군은 친형 최진동 장군, 동생 최명순 선생과 함께 1910년 만주 봉오동으로 이주해 항일 독립운동의 성지로 꼽히는 신한촌을 건설했다.

애국 청년들을 결집해 자위대를 양성한 뒤 1919년 독립군 부대인 군무도독부로 발전시키고 일제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듬해에는 독립군 연합부대인 북로독군부 창설을 주도해 봉오동 전투에 참전하고 나자구 전투, 대황구 전투, 안산리 전투 등에서도 활약했다.

안동의 양반집, 3일을 걸어도 그 땅을 다 지나지 못했다고 전해지는 가산을 정리해 무장부대 창설과 활동에 자금을 댔고, 일제 정보 당국의 전화선을 총알로 끊고 통신을 두절시켜 작전을 무산시키는 등 사격과 첩보전에도 능했다는 사실도 새로이 조명돼 세미나에 참석한 최운산 장군의 후손들은 잠시 북받치는 감회에 젖기도 했다.

세미나 토론자로 참여한 고려대학교 최호근 교수는 "이 자리가 이어지고, 앞으로 20~30대 젊은이들 참여도 늘어나면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조급하지 않게, 우선 기억의 편린들을 하나씩 모으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 '암살'에서 상하이 피스톨이 "매국노 몇 명 죽인다고 독립이 되나?"고 묻자 안옥윤은 "알려줘야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라고 답한다.

극 초반 잠깐 등장한 안옥윤의 어머니는 친일파로 매국에 앞장서던 남편과 하인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나라 욕을 하고 바꿀 게 있으면 바꾸는 거지, 언제 우리가 나라 팔아먹으라고 하더냐."  

'올바른 역사'를 참칭한 국정교과서의 망령이 국민적 반대로 아이들 영혼까지 잠식하는 것을 보류했듯이, 그렇게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누군가는 기억하도록.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대원 객원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