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1명은 가습기 살균제 잠재적 피해자"

검찰의 옥시레킷벤키저 수사로 언론 보도가 집중된 지난해 5~6월 피해신고 역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환경보건시민센터)

[뉴스인] 마소연 기자  =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의 절반 이상이 언론 보도가 급증한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잠재적 피해자를 찾을 수 있도록 언론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피해신고는 4059명으로, 이 중 882명(21.7%)이 사망한 것으로 신고됐다.

월별로는 6월이 신고 1012건, 사망자 241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하루평균 45명이 피해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고 추이는 언론 보도량과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RB코리아(옥시레킷벤키저) 수사로 언론 보도가 집중된 지난해 5~6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보도는 지난해 전체 보도량의 52%에 달했다.

피해신고 역시 5월 1012건, 6월 1362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60%에 달하는 신고가 이 기간에 이뤄졌다.

또한,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보도는 연간 2000건, 피해신고는 800건가량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언론 보도가 5만여 건으로 급증하면서 피해신고 역시 4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오래전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와 질병·사망의 관련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다가 이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기억을 되살리고, 관련성을 의심하게 되면서 피해신고 역시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는 전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18.1%(질병관리본부 추산)에서 22%(환경보건시민센터 추산)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1000만 명 이상의 잠재적 피해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환경부는 '피해자들은 거의 모두 신고됐다'는 취지의 말을 했지만, 지난해 신규 피해신고가 폭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아직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피해자를 찾기 위한 전면적 조사를 촉구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