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사무실에서 주는 점심식사는 밥과 고기반찬, 채소반찬까지 고루 갖췄다. (사진=유희숙)

[뉴스인] 유희숙 = 마다가스카르로 떠나기 전, 그곳에선 무엇을 먹지? 음식이 내 입맛에 맞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의 60%가 벼농사를 짓고 있어 쌀을 주식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마다가스카르에서 먹은 밥맛은 꿀맛이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점심을 만들어주는 분이 있었다. 점심 한 끼에 2000아리아리(약 1000원)를 내면 맛있는 점심을 내준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음식을 먹고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하며 ‘맛은 있을까’ 궁금했다. 밥은 내 예상을 뒤엎는 맛이었다.

밥을 기본으로 하고, 많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반찬이 나오곤 했다. 나는 매일매일 사무실에서 먹는 점심을 기다렸다. 1000원으로 이렇게 훌륭한 한 끼를 어디 가서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 천원의 행복이 따로 없었다.

밥이 한가득이고 새우가 듬뿍 들어간 소스를 내어준다. (사진=유희숙)

한 번은 출장을 떠난 길이었다. 현지 직원들과 함께 로컬 식당을 찾았다. 조금은 허름해 보이고 음식도 현지식처럼 나올 것만 같았다. 조심스럽게 음식을 주문했는데, 밥과 함께 새우가 듬뿍 들어간 소스가 나왔다. 대성공!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새우가 가득한 이 음식을 35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내가 갔던 모든 현지 식당은 값도 싸고 양도 많고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어느 날의 점심. 반찬은 하나 뿐이지만 그래도 맛있다. (사진=유희숙)

때로는 현지 물가에 비해 제법 비싼 서양식을 먹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맛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생각나는 건 매일 사무실에서 먹었던 점심과 외국인은 나밖에 없는 현지 식당에서 먹던 밥이다.

이 글을 쓰고 있자니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언젠가 다시 마다가스카르를 가게 된다면 밥에 소스를 듬뿍 얹어서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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