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대한수면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1회 대한수면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육이사가 수면제 복용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석지헌 기자)

[뉴스인] 석지헌 기자  = 군 복무 중인 석민채 씨(23)는 수면 중 코골이로 군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깊이 잠들기 어렵고 다른 동기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2주 전, 석 씨는 휴가를 이용해 대형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검사비용만 70만~80만원에 달해 놀랐다. 고민 끝에 검사를 받아보니 선천적으로 코뼈가 휘어 있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비만 1000만원 가까이 드는 것으로 나타나 고민에 빠져 있다.

이처럼 최근 수면질환으로 불편을 겪는 환자가 늘고 있다. 2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수면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가톨릭의대 이비인후과 박찬순 법제이사는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5세에서 99세 사이 남성의 70%, 여성의 56%가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현상으로 수면질환 비율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질환은 비단 개인 건강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사회경제 전반에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

박 이사는 "수면질환 중 발생빈도가 높은 수면무호흡은 미국 기준 성인 인구의 12%가 앓고 있다. 생산력 저하와 졸음 등에 의한 교통사고나 작업장 사고에 따른 비용은 149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수면다원검사 급여화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가톨릭의대 이비인후과 박찬순 법제이사. (사진= 석지헌 기자)

수면 중 코골이와 호흡장애를 보이는 수면무호흡증후군은 주간의 졸림증·피로감·정신기능장애 등을 일으키고 작업 중 사고나 학습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이 증후군의 치료비나 수술비는 급여대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진단과 치료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필수 검사인 수면다원검사는 비급여대상이라는 점이다.

박찬순 이사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대게 중년층 남성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청년들도 코골이나 수면질환으로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아 치료를 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검사비부터 70만원을 훌쩍 넘겨 이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환자들이 많다"며 "수면다원검사가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국가의 사회적 기회비용의 감소를 위해서라도 수면다원화 검사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인제의대 호흡기내과 염호기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수면제 복용 지침에 대해 설명한 성균관의대 신경과 주은연 교육이사는 "몇 달 전 방영된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수면제가 자살충동으로 연결된다는 것으로 와전된 주장들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단순히 약 때문에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정신과적 질환도 있다. 이러한 질환과 흔히 알려진 '졸피뎀'의 과다 복용이 자살충동이라는 극단적인 현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