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마소연 기자  = 우리나라 청소년 중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10명 중 7명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학업과 진로 문제로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교급이 높아질수록 자살 충동을 더욱 많이 느끼며 주원인은 부모와의 갈등, 학업 등이었다.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에게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3%에 그쳤다.

이는 OECD 평균 85.2%, 1위 네덜란드 91%를 훨씬 밑도는 수치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중고생의 개인적 불안요인은 학업요인(32.9%)과 진로문제(28%)였다. 사회적 불안요인에서도 빈번한 교육입시제도 변경(17.6%)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이며 학생들의 학업·진로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학업과 진로문제에 대한 사회적 압박으로 청소년의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아지는 환경 속에서 자살을 학습시키는 콘텐츠나 성적 비관에 따른 자살보도는 청소년의 자살을 정당화하고, 부추기는 부정적인 효과를 야기한다"며 "자살을 도피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자살률은 2010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나 자살은 여전히 10~20대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살 고위험군이 보이는 언어적, 행동적, 상황적 신호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자살 고위험군이 가족 또는 주변인에게 보내는 신호로는 ▲언어적 신호 ▲행동적 신호 ▲상황적 신호 등이 있다.

언어적 신호는 죽고 싶다는 직접적인 표현이나 신체적 불편함 또는 절망감과 죄책감의 표현 등으로 나타난다.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거나 이전에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고, 자살을 준비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면 행동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상황적 신호는 학교폭력 피해, 이별, 투병 등 청소년을 둘러싼 부정적인 상황을 말한다.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청소년의 자살 신호를 접했을 때에는 무시하지 말고 따뜻하게 위로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을 느껴본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소통에 대한 점수가 낮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자녀를 무턱대고 비난하기보다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며 선생님은 우울증 선별도구를 통해 정도를 평가하고 상황에 맞춰 전문가와 연계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대화를 유도해 공감해주고, 충동적이거나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면 즉시 선생님 또는 부모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중앙자살예방센터 홍창형 센터장은 "청소년 자살에 대한 예방과 청소년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청소년 개인, 가족, 사회 모두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청소년 스스로도 행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가족과 사회가 어떠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논의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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