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마소연 기자  = 암환자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요인으로, 정부의 암 보장성 정책과 제도 관련 의견 반영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암 치료 보장성 확대 협력단은 한국임상암학회 추계학술대회 특별 세션에서 암환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암환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은 경제적(37.3%), 정신적(31.9%), 육체적(27.6%), 사회적(2.7%) 어려움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은 치료과정 중 계속해서 증가해 환자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을 진단받은 과거와 치료받는 현재의 어려움을 비교한 결과에서 다른 요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으나 경제적 요인은 3.96점(5점 만점)에서 4.14점으로 증가했다.

치료비용 분석 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비급여 치료를 받은 암환자들의 암 치료 비용은 평균 2877만 원이었으며 이 중 비급여 항암제 비용이 2061만 원(71.6%)으로 나타나 경제적 부담 상승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환자의 95%는 비급여 항암제 비용에 부담을 느끼며 83%는 비급여 항암 치료를 위한 비용 마련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또한, 비급여 항암제 중단 경험이 있는 환자(22%) 중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이유(69%)였으며, 임상시험 참여를 위한 정보탐색 경험자(22%)에서도 경제적 이유(70%)가 가장 높았다.

비급여 항암신약을 권유받더라도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비용부담으로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복용·투여량을 조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임상암학회 김봉석 교수는 "상태가 호전됐다고 느끼는 환자 특성을 분석해보니, 현재 비급여 약제 치료를 받고 있고, 월평균 가구 소득이 601만 원에서 800만 원 사이였으며, 민간보험에 가입돼 있었다"며 "이는 비용 감당 능력이 병의 호전에 중요한 인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의료진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환자들의 신약허가·보험급여 승인과정에 참여한 경험에서는 긍정 응답자가 전체 3.8%에 불과했다.

참여 경험이 없는 환자 중 88.8%는 환자 의견 전달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의견 전달에 참여한 응답자들도 의견 전달 절차가 복잡하거나, 의견 전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변했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환자들의 4대 중증질환 정책 체감도가 매우 낮다. 암환자들의 경제 부담은 투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눈덩이처럼 커진다"며 "환자들이 본인부담률을 상향 조정해서라도 비급여 항암신약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힌 만큼, 환자들의 의견 개진 방안을 마련해 정부가 환자와 함께 암 보장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