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교육진흥원, 1년에 모니터링은 1-2주 뿐

방송인 강용석씨가 지난 5월 JTBC 토크쇼 '썰전'에서 "외국인 신부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발언해 성차별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JTBC 캡처)

[뉴스인] 석지헌 기자 =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성차별적 발언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장관 강은희)가 추진 중인 대중매체의 성차별 표현 개선 사업이 매우 부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일 여성가족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2010년부터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한 이후 6년간 단 21건의 개선 요청만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권고 등 시정조치가 이루어진 경우는 4건에 불과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올해 상반기 성희롱 관련 범죄 보도 300여건을 분석해 그 중 약 150건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지난 2010년부터 대중매체에서 성차별, 편견, 비하를 드러낸 내용에 대해 개선을 요청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여성가족부에서 받은 예산은 매년 3600만원 규모다. 
 
지난해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은 방송의 경우 단 1-2주간 10개 방송사에 대해 이뤄졌고, 35개 인터넷매체에 대해 단 1주일만 모니터링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달마다 지정된 신문에 대해 6개월간 6개 신문을 모니터링 하는 데 그쳤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언론중재법에 따라 등록된 언론사의 수는 지상파 48개, 종합유선(위성)방송 31개, 방송 채널 241개, 신문 등 간행물 1만6250개에 이른다.

한편, 여가부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시정조치는 모두 4건이다.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강용석 씨가 "외국신부를 데리고 와서 결혼하는 바람에 사회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는 장면에 대해 방통심의위원회가 권고 조치를 내고,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그룹가수 출신 위너 송민호가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로 랩을 해 방심위가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한 신문사는 특정 외국배우의 신체부위를 필요 이상으로 세밀하게 표현하고 선정적인 사진을 게시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한 드라마에서는 여성에게 술잔을 던지며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에 대해 방심위가 의견을 제시하는 등 2건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박주민 의원은 "대중매체에 실린 혐오 표현은 부지불식간에 확산되기 쉽기 때문에 성적으로 평등한 문화 조성을 방해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수록 늘어나는 온라인 매체를 고려해 예산을 증액하여 사업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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