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사아트프라자 박복신 회장

지난 3~9일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린 '스타작가전'에는 연예인 작가 김영호, 김혜진, 남궁옥분, 낸시랭, 이화선, 임혁필, 최지인 등 7명이 참여했다. 작품판매 수익금 일부는 난치성 안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수술기금으로 지원됐다.

[뉴스인] 박소혜 기자 = 이달 초 인사동에서 열린 스타작가 7인의 전시회, 공간을 내어준 갤러리 측은 작품판매 수익금을 ‘난치성 안질환 수술기금’에 보냈다. 이어 이 전시회에 참여했던 개그맨 임혁필 씨를 내세운 공연을 기획했다. 대사가 거의 없는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로 그림과 마술 등으로 꾸며지는 ‘펀타지쇼(Funtasy Show)’다. 재미와 판타지를 함께 담는다는 취지다.

8월 12일부터 오픈런으로 인사아트플라자 인사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임혁필의 '펀타지 쇼'.

이 공연과 전시 등은 모두 한 공간에서 펼쳐진다. 우리나라 대표 전통 거리인 서울 종로구 인사동. 외국 관광객들의 한국여행 방문 1순위로 꼽히는 인사동은 그동안 ‘전통’을 내세울만한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세워진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이 같은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인사동이 명성에 걸맞게 부흥할 수 있을까. 인사아트프라자 박복신 회장(57)을 19일 뉴스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사아트프라자 박복신 회장이 문화사업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사진=민경찬 기자)

“인사동에 관광객도 많고 숙소도 많은데 공연장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한국문화를 담은 공연 등 볼거리를 만들자고 생각했죠. 지난해부터 인사동 한복판에 있는 인사아트프라자 건물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문화콘텐츠사업에 모든 걸 쏟아 부을 예정입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인사아트프라자를 인수한 뒤 ‘꼬마신랑’이라는 공연을 먼저 선보였다. 한국전통문화를 재미있게 알리려는 작품이었다. 이어 ‘청사초롱’이라는 공연에서는 음반작업 등 제작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대사가 많아 외국 관광객들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이번에는 대사를 대폭 줄인 ‘넌버벌 공연’을 준비한 것이다.

“그림도 그리는 개그맨 임혁필 씨의 공연을 얼마 전 시작했는데 ‘오픈런’(Open Run, 상연기간 미정)이에요. 뮤지컬 ‘난타’처럼 장기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외국인들이 보기에 딱 좋을 거예요. 인사동에 와서 쇼핑도 하고 갤러리도 관람하고 저녁에는 공연까지 보고 숙소로 가는 거죠.”

박 회장은 원래 문화예술사업과는 거리가 먼 컴퓨터·IT전문가였다. 20년 전쯤 세운상가에서 컴퓨터를 판매하느라 인사동을 오가면서 지역은 익숙했지만 문화콘텐츠사업을 하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당시 인사동엔 골동품점이 많았어요. 지금은 많이 사라졌고 대신 옷가게가 들어선 게 달라진 풍경이라서 좀 아쉽기도 해요. 성악을 전공했던 딸이 유산 대신 문화사업에 투자해달라고 얘기해서 인사동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일이 정말 재미있고 보람 있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지난 연말 열린 '행복나눔전'에서 박복신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올 가을 인사아트프라자에서는 외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스토리텔러 김승아씨의 공연도 개막한다. 김승아씨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관객에게 영어로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전문가다. 구연동화와도 비슷하지만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즉흥예술을 펼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인사동을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거리로 되살리려면 외국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찾아오도록 해야 해요. 여행사 가이드를 초청해서 공연의 장단점을 듣고, 호텔 등을 찾아다니며 외국 관광객들에게 홍보하고 있어요. 미술과 음악, 공연 등을 통해 한국문화를 각국에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박 회장은 문화에 대해 아마추어이지만 그래서 더 문화사업에서 부족한 점이 눈에 보인다고 했다.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정부 지원 없으면 공연장 대관도 힘든 실정이에요. 그렇게라도 지원을 받으면 다행인데 대부분은 지원금을 어떻게 신청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알려주면 좋겠어요.”

지난 2월 인사아트프라자에서 한복 패션쇼가 열렸다.

각종 공연을 위한 대극장과 소극장, 쇼핑몰과 갤러리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박 회장은 문화예술인들을 돕는 일 뿐 아니라 각종 후원에도 열성이다.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문화에 투자하겠다며 “다른 사업은 안하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한 박 회장의 인사동 부흥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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