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통합암학회 총무이사 유화승 교수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는 '통합암치료'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민경찬 기자)

[뉴스인] 김다운 기자  = 최근 의술이 발달하면서 수술 외에도 여러가지 암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는 수많은 의사 중 한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의사들은 암 치료가 불가능해서일까?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자 18일 뉴스인과 만나 양·한방이 융합해 암 환자를 치료하는 '통합암치료'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한의학적 접근으로 암을 치료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유화승 교수는 지난 2012년,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 통합의학 프로그램 부서에서 방문교수로 1년간 연수를 했다.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미국 3대 암센터 중 하나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폐암 치료를 받은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신선한 충격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엠디앤더슨에서는 암환자들을 위한 침 치료, 그리고 인삼 등과 같은 한약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등 한의학적 암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유화승 교수는 "국내에서는 암환자들이 한의학적 치료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반면 오히려 미국에서는 한의학을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대규모 연구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지난 2003년부터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다나파버 암센터와 함께 매년 '통합암학회'를 열어 통합적 암 치료에 대한 논의와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 교수는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이미 암 치료에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유 교수는 한국 한의학 현실에 유감을 느끼고 이를 바꾸기 위해 한국형 통합암학회인 '대한통합암학회' 설립을 계획했다.

유화승 교수는 "나의 소명은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민경찬 기자)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유 교수가 첫 학술대회개최를 목표로 학회설립을 추진하던 지난해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양의사와 한의사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치달아있었다.

유 교수는 "당시 모 의사단체로부터 학회를 즉각 중단하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관련 임원진들에게도 여러 외압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양의사들은 한의학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의사들의 암 환자 치료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 교수의 말은 달랐다.

그는 "한의학적 암 치료의 효과는 이미 오래전 수많은 논문으로 입증된 상태"라며 "현대의료기기 중에서도 한의학의 뜸, 침의 원리에서 만들어진 기기들이 있는 만큼 한의학의 효과는 이미 증명돼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통합암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융합'이다. 

유 교수는 "통합암치료에서는 절대로 현대의학을 통한 치료를 부정하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양·한방 병용치료를 진행하고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 한해서는 한방 단독 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매년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대한통합암학회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미국 국림암센터와 엠디앤더슨 암센터 관계자들을 학술대회에 초청할 예정이다.

그는 "나의 소명은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라며 "한방과 양방이 서로 합심해 새로운 융합치료기술을 만들어 나갈 때 국가 경쟁력도 생기고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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