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부르키나파소에서 세례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 (사진=백광순)

[뉴스인] 백광순 = 한국에 두 개의 큰 명절 설과 추석이 있다면 부르키나파소에는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등 두 개의 큰 휴일이 있다. 특히 크리스천에게는 대대적인 명절과 같아서 호기심이 많은 나는 현지인들이 부활절을 어떻게 지내는지 보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나는 개신교이지만 부활절 주일은 가톨릭 성당을 찾아 현지에서 친해진 파파(papa, 아빠)의 가족과 함께 미사를 드렸다. 신부님은 미사 서두에 기독교인이지만 성당에 안 나오는 사람도 1년에 두 번은 꼭 나오는데 그게 부활절과 크리스마스라는 농담을 살짝 던졌고 성도들은 박장대소로 응답했다. 부활절이 이들에게 큰 의미를 담은 절기를 뜻하는 듯했다.

현지인들은 한국처럼 부활절 40일 전에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며 금식이나 절식을 하며 매일 예배와 기도로 경건하게 보내고 특히 매주 금요일은 금식·금주·금욕을 하며 보낸다. 아프리카에 처음 왔을 때 이슬람 라마단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기독교에도 라마단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사순절이었던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부활 3일 전 금요일은 교회에서 철야하며 찬양과 기도로 예배를 드리며 부활절은 축제처럼 기쁨으로 맞는다.

부르키나파소 현지 교회 (사진=백광순)

부활절 주일 다음날은 휴일인데 나에겐 꿀과 같은 휴식시간이었지만 역시나 참지 못하고 현지인 속으로 뛰어들었다. 부활절 휴일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내는데 자녀들이 부모님 집에 모여 인사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우리네 명절과 비슷해 친근하게 느껴졌다.

파파(papa)가 이웃에 인사하러 갈 때 나를 데리고 간 덕분에 쓸쓸히 혼자 집에서 보낼 뻔했던 휴일을 맛난 음식도 실컷 먹으며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부활절 기간 결혼식과 세례식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결혼식이 많아 두세 군데씩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부르키나파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신랑과 신부 (사진=백광순)

이에 비해 이슬람에겐 그냥 휴일에 불과해 축제 분위기나 특별한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없었다. 내가 부르키나파소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고 그 속에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종교든 서로의 축제를 축하하고 같이 나눴다. 심각한 종교분쟁이 많은 아프리카에서 특히 부르키나파소가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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