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바일 심리상담 서비스 '소울링' 고경민 대표

'소울링' 고경민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모바일 심리상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혜 기자)

[뉴스인] 김다운 기자 =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칠 때 어디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 친구에게 털어 놓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정신과를 찾기에는 망설여진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심리상담 서비스인 '소울링'이 탄생했다.

'소울링'(Souling)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심리 상담 서비스'로 지난해 12월 정식 출시됐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인(NEWSIN) 사무실에서 ‘소울링’의 고경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마음의 병, 약물이 아닌 소통으로 치유한다

고경민 대표는 본인과 그의 가족들이 겪었던 일을 계기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IMF가 터지고 가족들이 다들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특히 어머니는 약물을 복용할 정도로 힘들어 하셨어요. 그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서 상담센터도 가보고 동물도 키워보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죠."

그런 어머니의 마음의 병을 낫게 한 건 다름 아닌 'SNS'였다.

"우연히 어머니가 SNS를 접하셨는데 그 이후로 동창들도 만나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하셨어요. 그러더니 어느새 약 먹는 것도 잊으시고 점점 예전 모습을 되찾으셨어요. 그때 생각했죠. 약물이 아닌 소통으로 치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는 걸요."

이후 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울링'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많은 상담 센터와 서비스들이 존재했지만 모바일을 통한 상담은 새로운 시도였다. 그가 모바일과 상담을 접목시킨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상담에 있어서는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마음 속 얘기를 꺼내 서로 교감하는 '라포르(rapport, 친밀도) 형성' 과정이 매우 중요해요. 그런데 대면상담의 경우 진솔하게 자기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걸려요. 모바일을 통한 상담은 익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라포르 형성이 쉬운 장점이 있어요."

이미 인터넷에서는 개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각종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그런 곳에서의 고민상담은 단순히 지지와 격려만 오가는 휘발성 위로가 많다"며 "우리는 전문상담사들과 함께 전문적이고 지속적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을 이용할 경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이 개인정보 유출이다. 고경민 대표 역시 이에 대해 공감했다.

"그 점에 대해서 이전에도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원천적으로 이름, 전화번호 등과 같은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아요. 이메일, 닉네임, 나이, 성별만 있으면 바로 상담을 받을 수 있죠. 상담 내용 역시 담당 상담자 외에는 읽을 수 없게 돼 있어요."

'소울링' 고경민 대표가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심리'와 '모바일'의 결합,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의 결과

이제 막 출시한지 3개월을 지나고 있는 소울링은 다양한 분야에서 시작 단계를 거치고 있다. 현재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저를 제외한 직원들은 7명이고 상담사는 15명으로 구성돼 있어요. 앞으로 상담사들을 더 채용할 생각이에요.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일단 기업을 상대로 진행하는 중인데 현재 동양매직·고용노동부·두산정보통신과 계약을 한 상태에요."

그는 시간적·공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에게 모바일 서비스가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소울링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데에는 '마음의 숲'이라는 업체의 도움이 있었다.

"보통 공공기관들이 상담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상담위탁업체와 관계를 가져요. '마음의 숲'은 위탁업체 중에서도 전국에서 박사 1급 상담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해요."

그는 전문상담사들도 고문 상담사에게 교육을 받으며 "개발자들과 상담사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심리'라는 전문적인 요소를 모바일에 맞게 변경하는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울링 프로그램 화면 (사진=소울링)

◇ 현대인의 스트레스, 올바르게 푸는 방법 알아야

많은 사람들이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그 원인으로 '정보의 범람'을 꼽았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각종 SNS를 통해 자기 자신을 노출시켜요. 사진 한 장 올리기 위해 어딜 가야 되고 뭘 먹어야 되고, 그렇게 남들한테 보여주면서 끝없이 비교하고 경쟁하죠. 그런 사회구조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그 대신 스트레스를 올바르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는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요. 대부분 노래방을 가거나 술을 먹거나 친구를 만나면서 일시적으로 풀 뿐이죠.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가자니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싫어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전문상담기관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심리 상담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공급구조를 개선하고자 해요."

그는 실제로 직접 소울링 상담을 받아본 결과 '자기인지'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제가 화를 낼 때도 화에 빠져서 주체를 못 하는게 아니라 '내가 왜 화를 내고 있지?'라고 생각하며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게 됐어요."

고경민 대표는 '인류의 정신건강 증진'을 소울링의 비전으로 삼았다. 그는 "사람들이 심리 상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심리 치유에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내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으며 타인도 힘들어진다"며 "심리 치유는 일종의 배려와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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