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무명 사기장 기념묘비, 일본에 건립 예정

범국민조선도공기념사업회 발기인대회와 창립총회가 10일 서울시 종로구 라이온즈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범국민조선도공기념사업회 제공)

[뉴스인] 마소연 기자  = “무능한 국가에 태어난 죄로 강제로 끌려간 수많은 조선 도공들의 울부짖음과 한 맺힌 절규는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범국민조선도공기념사업회(공동회장 윤태운, 우동주)가 10일 서울시 종로구 라이온즈회관에서 발기인대회와 창립총회를 열었다.

범국민조선도공기념사업회는 오는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자기 탄생 400년’ 기념행사 초청이 계기가 돼 사단법인 한국도예협회(회장 윤태운) 주최로 구성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윤태운, 우동주 공동준비위원장이 사업회 공동회장으로, 이호철 소설가가 명예회장으로 선임됐다. 김순옥 전 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박용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일본연구소), 양기호 한일미래포럼 운영위원장(성공회대 교수) 등이 참여해 사업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사업회는 “일본이 기념행사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새로운 도자 부흥을 꿈꾸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은 올해를 ‘일본자기 탄생 400년의 해’로 정하고, 조선사기장(朝鮮沙器匠) 이삼평이 1616년 일본 땅에서 도자기의 바탕이 되는 흙을 찾아 일본 최초의 백자기를 만든 것을 기념했다. 이삼평은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갔으며, 당시 1만 여명의 조선사기장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회 관계자는 “수많은 무명의 조선사기장들을 기억하는 것에는 소홀했다”며 “그들의 한과 넋을 그대로 방치하고서는 우리의 도자문화가 퇴보할 수 밖에 없다”며 창립취지를 밝혔다.

범국민조선도공기념사업회는 한일 양국 간 교류의 장을 만들고, 한국 도자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예정이다. 조선사기장의 삶의 행적, 사료 등 발굴 조사를 통해 한일 공동 연구와 학술세미나를 열고, 그들이 활동했던 일본 지역에 후예들이 제작한 도자기 묘비를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 2013년 방영된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주인공 문근영 역의 모델이기도 한 최초의 여성 사기장 백파선의 추모비를 건립하고, 그를 소재로 한 책, 영화, 뮤지컬 등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윤태운 공동회장은 “부족함이 많지만 발기인 여러분들의 작은 의지와 열정이 모인 뜻깊은 출발”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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