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악무는 습관도 구강에 악영향

(사진=pixabay 제공)

[뉴스인] 이나현 기자  = 두통의 원인 중 하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갈이'다.

이갈이는 습관적으로 치아를 좌우로 갈거나 꽉 깨무는 증상을 말한다.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불안,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28일 신촌다인치과병원 임흥빈 병원장은 이갈이에 대해 "보통 어른보다는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대부분 친구나 선생님, 부모님과의 관계로 영향을 받거나 무리한 활동으로 심한 피로감이 있을 때 이갈이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인의 경우는 스트레스 외에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이를 갈기도 한다. 중추성 수면장애가 있을 때 이를 가는 것이다.

우리가 수면을 취할 때 얕은 잠과 깊은 잠을 몇 차례 반복하게 되는데, 이갈이 현상은 얕은 잠 단계에서 깊은 잠 단계로 이행 못하고 얕은 잠 단계에서 정체될 때 나타난다. 이처럼 밤에 이를 가는 야간 이갈이 유병률은 6~12% 정도로 보고되어 있다.

문제는 이갈이가 대부분 수면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스스로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리가 나지 않으면 이갈이 증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소리 없이 치아를 악물고 오래 살살 비틀면서 힘을 주는 것 역시 이갈이다.

이갈이를 오래하면 두통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턱관절과 관련 근육과 구강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임흥빈 병원장은 "음식물을 씹을 때보다 2~10배 이상 강한 힘으로 이를 갈아 치아 표면이 닳고, 치아 주위 조직이 손상돼 이가 시리며, 심한 경우 이가 흔들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이갈이 중 치아 일부 및 치과 치료를 받은 부분이 깨져나갈 수도 있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사람은 이갈이 때문에 나사가 풀리거나 임플란트가 파절될 수도 있다.

이갈이를 예방하려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이나, 놀이, 등산 등의 여가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자기 전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통해 심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숙면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위아래의 치아를 떨어지게 하는 연습도 이갈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이갈이를 계속한다면 교합안정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마우스가드(Mouth guard)라고도 불리는 이 장치는 윗니와 아랫니를 닿지 않게 도와주고 턱 근육과 관절의 긴장상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임 원장은 "이갈이 습관을 방치할 경우 치아 마모정도가 심해 보철물로 치아를 덧씌우는 수복치료마저 힘들어지므로 조기발견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