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월간지 '디플로머시(Diplomacy)' 임덕규 회장

▲ 영문월간지 '디플로머시(Diplomacy)' 임덕규 회장이 지난 40년간 인터뷰 했던 각국 정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강태현 기자 letmesee@newsin.co.kr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영문월간지 디플로머시(Diplomacy) 창간 40주년 기념식에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 등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40여 개국의 주한 외국대사와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종호 전 국회의원 등이 디플로머시 임덕규 회장(80)에 축하 인사를 건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또한 서면을 통해 40주년을 축하했다.

임덕규 회장은 한국의 UN(유엔) 가입안이 부결된 1975년, 세계인들이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상황에서도 국익에 보탬이 되고자 '디플로머시'를 창간했다.

임 회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국회의원을 꿈꿨다고 했다. 지난 1981년 제11대 국민당 국회의원의 역임하기도 한 그는 2대 외무부장관인 임병직 박사와 함께 일하며 다른 꿈을 갖기 시작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저한테는 일가 아저씨인 임병직 박사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영어 잡지를 만들어 세계 지도자를 설득하면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1973년 집을 저당 잡혀가며 영문 외교지 창간을 준비한 임덕규 회장은 2년 후 '디플로머시'를 창간한다. 창간호 표지에는 미국의 제38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사진을 게재했다.

"지금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국을 찾는 손님이 많아졌지만 1980년대만 해도 드물었어요. 다른 나라의 장관이 방문해도 모든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되던 시절이니까요. 1990년대부터는 장관급들이 많이 오기 시작했고, 2000년대부터는 외국 정상들의 방한이 잦아졌죠."

▲ 지난 9월 발행된 영문월간지 '디플로머시' 표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강태현 기자 letmesee@newsin.co.kr

지난 40년간 그가 만나온 전 세계 왕과 대통령은 500여명에 이른다.

"디플로머시의 철학은 '장점 따라 삼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국 정상들을 만나 그 나라의 좋은 점을 이끌어내고 디플로머시를 통해 전 세계로 알리는 것이지요. 이는 결국 한국과의 우호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난 20일부터 진행된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으로 최근 온 국민의 관심이 '한반도 평화'에 쏠려 있는 가운데 임 회장은 무려 40년 전부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그는 지난 2001년 북한 김일성과 가까웠던 아프리카 알제리의 부테플리카(Buteflika) 대통령을 만났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당시 대통령께서 자신이 김일성과 사이가 좋다고 해서 저는 '그것 참 좋은 소식이다'라고 말했지요. 부테플리카 대통령께서 놀랍다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저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북한과 친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그 뒤로 급격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이 일이 있고 2년 뒤인 2003년,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 정부는 알제리 국가 사업의 공사를 수주하게 된다.

임 회장의 이 같은 공적에 대해 당시 박동진 외무부 장관은 한국외교협회의 잡지 '외교'를 통해 "이것은 외교의 기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4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임덕규 회장은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만나온 세계 정상과 유명 학자들로 구성된 '디플로머시 패밀리'를 통해 '디플로머시 어워드'를 구상하고 있다"며 "세계 인류를 위해 공헌한 사람을 기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