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이기동 대표, '크레딧톡' 앱 개발

▲ 한국금융범죄예방센터를 이끄는 이기동 대표.

"검찰이다.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됐는데 계좌번호를 확인해야 하니 불러달라."

이러한 전화를 받아봤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보이스피싱이다.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770억원)은 벌써 작년 한해 피해액(770억원) 규모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전화 통화뿐 아니라 다운을 받으면 돈을 빼가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왔다. 수법이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해결책에 대해 연구하는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이기동 대표는 21일 "나날이 발전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에 대응하려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기동 대표가 이끄는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는 지난 5월 설립됐다. 금융범죄예방 연구, 금융보안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센터를 설립하기 전 실제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7년 3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해 지난 2008년 9월까지 몸 담았다. 이에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보이스피싱으로 쉽게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쉽게 번 돈은 쉽게 빠져나가더라"며 "당시 한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똑같은 지혜라도 범죄와 이로운 일 중 어느 곳에 쓰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기동 대표는 정부가 내놓는 보이스피싱 대책의 문제로 뒷북 조치를 꼽았다. 사고 후 수습하는 식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만 쫓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사전에 금융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됐다.

▲ 금융거래 전 사전에 거래 승인여부를 물어보는 애플리케이션인 '크레딧톡(Credit Talk)'. (사진=한국금융범죄예방센터)

크레딧톡(Credit Talk)이라는 이름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으로 카드결제, 계좌 이체 등 금융 거래 시 결제가 이뤄지기 전에 메시지 또는 푸시(Push) 팝업 알림을 이용해 사전에 거래 승인 여부를 확인하고 승인이 된 경우에만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또한 '동의함'을 누른 후에도 2차 인증을 해야 한다. 이 인증은 해킹이 불가능한 지문인식, 패턴, 핀으로 설정돼 있어 금융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이기동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입출금 되는 계좌번호와 인출 금액, 잔액까지 표시되기 때문에 본인이 아는 거래에 대해서만 승인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신용카드 복제나 비밀번호가 유출돼도 핸드폰으로 승인하지 않으면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크레딧톡을 시중은행과 연동해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석달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레딧톡이라는 이름에 대해 이기동 대표는 "카카오톡처럼 온 국민이 편리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1년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가 어떻게 보이스피싱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과정과 교도소에서 출소 후 금융범죄를 막아내는 내용이다.

그는 "소설은 센터를 설립하기 전에 쓴 것이다. 이 책에 담은 금융범죄를 막아내는 내용을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며 "영화로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대표는 크레딧톡을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에도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금융범죄는 국제적인 문제로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들이 교화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출소자들이 사회로 나와도 편견 때문에 범죄자 취급을 받아 개선이 안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나도 출소 후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그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좋은 곳에 쓸 수 있도록 교육 등을 지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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