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슬라이드' 비스타 엔터테인먼트 정찬우 이사

▲ 이곳은 서울 신촌의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였다. 지난달 21일 '시티 슬라이드' 시연회를 위해 차량을 통제하고 길이 350m에 달하는 미끄럼틀을 설치했다. 오는 18~19일 신촌 한복판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티 슬라이드' 축제가 개최된다. (사진= 비스타 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21일 상점들이 빽빽하게 거리를 가득 메우고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서울 신촌 한복판 도로에서 차들의 통행을 막은 채 길이 300m가 넘는 대형 미끄럼틀이 설치됐다. 미끄럼틀에는 물이 흘렀고, 음악과 공연까지 한바탕 축제가 열렸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힐끗 거리며 몰려들었고 궁금해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바로 '시티 슬라이드(CITY SLIDE)'다. 물이 흐르는 초대형 에어바운스(Air Bounce, 풍선놀이틀) 미끄럼틀을 평소 차가 다니는 거리에 설치해 일반인들이 즐기도록 만든 축제다.

이번 축제는 지난달 시연회에 이어 오는 7월 18~19일 이틀간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다. 설치될 미끄럼틀의 길이는 350m에 달한다.

이를 연출한 비스타 엔터테인먼트(VISTAR ENTERTAINMENT) 정찬우(41) 이사를 만나 1일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찾아가는 축제로 시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가족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Bristol)에서 처음 시작된 시티 슬라이드는 미국, 프랑스,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미 놀이문화 중 하나로 정착돼 있다.

정찬우 이사는 "이번 축제에 사용되는 미끄럼틀 전체가 풍선으로 돼 있다. 그 풍선인 에어바운스와 미끄럼틀에 흘려지는 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정화하는 기술은 국내 기술을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이 같은 슬라이드를 설치한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

그는 "에어바운스가 터질 걱정은 절대 안 해도 된다. 특수 소재를 사용했고 서울시로부터 안전검사도 받았다"며 "안전을 위해 축제 당일 스태프만 100여 명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것이다 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 이사는 "미끄럼틀의 폭이 6m여서 외국에서는 친구, 가족 등 여러 명이 함께 타면서 즐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안전문제로 허가 받기가 까다로웠다"고 했다.

따라서 한번에 1명씩 미끄럼틀을 이용하고, 구간마다 이용자가 지나가면 스태프가 깃발을 들어 신호를 주고 다음 이용자가 타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번 축제는 워터 슬라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난타, DJ 공연, 수영복 패션쇼 등도 선보이는데 자신이 음향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보니 음악을 뺄 수는 없었다는 것이 정 이사의 설명이다.

▲ 오는 7월 18~19일 이틀간 서울 신촌 연세로에서 열리는 '시티 슬라이드(CITY SLIDE)'를 연출한 비스타 엔터테인먼트(VISTAR ENTERTAINMENT) 정찬우 이사. 최문수 기자

"자유롭게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즐거운 발상들을 실행에 옮기는 게 좋다"고 말하는 정찬우 이사는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음향감독이면서, 뮤지컬 극단도 운영하고 있다.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그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음악"이라며 "취미로 하던 음악을 현재 직업에 담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찬우 이사는 "힘들게 살았기 때문에 음악을 할 때는 행복한 얘기들만 한다"며 "뮤지컬, 시티 슬라이드도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음악은 관객과 이용객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또한 "뮤지컬, 축제 등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라며 난타 등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공연들을 바깥 세상으로 끄집어내고 싶다고 했다.

정 이사는 "올해는 시티슬라이드 축제를 한국에 알리는 게 목표다. 스페인 토마토 축제처럼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문화와 음악을 결합해 축제로 승화시키고 싶다고 했다. 특히 놀이문화가 부족한 지역에 즐길거리를 줄 수 있는 '찾아가는 축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정찬우 이사는 "각 계절에 맞는 축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여름이 워터슬라이드라면 가을에는 와인을 주제로 하는 등 가볍게 놀다 갈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편 시티 슬라이드는 신촌에 이어 부산, 대구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며 오는 8월 중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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