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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근혜 대통령, '메르스 긴급 대책반' 반장 맡아야
박길홍 주필 | 승인 2015.06.05 08:43

【서울=뉴시스헬스】박길홍 주필 =  우리나라에서 10명 중 3-4명이 사망한다는 치명적 전염병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가 지난 5월 20일 첫 번째 환자가 확진된 후 6월 5일 현재 확진 판정자 41명, 사망자 4명, 격리관찰자 1667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중동을 제외하고 메르스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확산된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 사태는 현재 민·관에 걸쳐 경제적·외교적으로 국가 재난에 상당하는 심각한 충격과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국민들의 외출·외식 자제로 이미 공급과잉으로 수익구조가 열악한 서비스업, 요식업 등 3차산업이 타격을 받으며 내수침체의 악화가 예상된다.

또한, 이미 해외관광객은 물론이고 의료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며 격감하였다. 그 결과로 의료, 숙박, 관광, 쇼핑, 외국인 투자 등의 타격이 예상된다. 강남 지역 성형외과의 의료관광객은 이미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중국 환자 특수를 예상하고 막대한 시설 투자를 한 병·의원들의 경영난이 가시화되며 제살 깎아먹기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국민들이 병원에 가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므로 모든 의료기관에 전반적으로 환자가 감소할 것이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산 식품의 금수조치까지 거론되어서 수출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따라서 작년에 세월호로 경험한 경제침체를 상회할 정도의 경제적 여파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사실 메르스 바이러스 자체는 전염력이 강하지 않아서 기본방역대책과 대한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등이 제시한 개인예방조치만 잘 준수하면 널리 확산되지 않는다. 중동에서 메르스가 전 세계 수십개국으로 전파되었으나 상기한 예방조치로 환자는 불과 2-3명 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창궐한 것은 정부의 부실한 방역체계로 인하여 메르스 환자를 격리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거나 병실·가정 등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을 방치하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질병·안전관리 수준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을 자부하던 의술의 수준과 더불어 국가적 위상과 신용까지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청와대는 뒤늦게 지난 2일 ‘메르스 긴급 대책반’을 편성하며 24시간 비상 근무체계를 가동했다.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공동반장을 맡고 기획, 재난안전, 보건복지, 행정자치, 경제금융, 법무, 외교, 치안 등 관련 비서관들이 참여했다. 이 긴급 대책반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안전처 등 관련 부처와 실시간 보고 채널을 가동해 정부의 대응 상황, 추가 확산 방지대책, 상황단계별 부처협조사항 및 보완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책반의 힘으로 부처 이기주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부처 간 업무협조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게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정부의 중앙메르스대책본부와의 역할분담 내용도 확실하지 않다.

노무현 정부 시절 2003년 메르스와 유사한 치명적인 사스(SARS)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며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 때 당시 고건 총리가 사스 대처에 직접 나서며 사스 방역을 전쟁처럼 치렀다. 그는 복지부 주도의 사스 방역대책본부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상위 부처인 국무조정실이 나서 국방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 부처를 총동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스 의심 환자를 10일간 강제 격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필요 시 자택 격리나 병원 격리 조치에 지체 없이 동의해 달라”고 국민께 부탁하였다. 정부에는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련 부처 모두가 나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확진 환자를 1명도 내지 않고 사태를 수습하였고, 그 덕분에 대한민국 국민은 사스를 남의 나라 일로 이야기하며 안전하게 넘길 수 있었다. 그해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이 ‘사스 예방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국민은 박근혜를 이러한 국가적 비상사태를 앞장서서 해결하라고 대통령으로 뽑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현재 국회법 개정을 반대하며 국회와 청와대간 권력 쟁투에만 매진할 뿐 새누리당이 제안한 ‘메르스 방역대책 당·정·청 회의’마저도 응하지 않고 있다. 현 정부에는 지금 고건 총리 같은 책임총리도 없다.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이제라도 ‘메르스 긴급 대책반’ 반장을 직접 맡아, 메르스가 퇴치될 때까지는 이달 14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계획도 취소하겠다는 각오로 메르스를 완전히 깨끗하게 퇴치하고 휘청거리고 있는 경제와 국가 위상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기본적인 임무는 국가 안전과 경제를 튼튼하게 하여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국부를 증진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나라 대통령과 꼭 얼굴을 맞대고 부탁을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외교적 위상은 크게 상승한다.

일본 아베 총리는 ‘양적 완화’를 무기로 한 수출경쟁력으로 거액의 달러를 벌어들인 후, 중국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고의 채무국가 미국의 국채를 막대한 양을 사들였다. 이로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일시에 풀어서 미국을 국가부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무기는 사라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꼭 친구가 되기 원하는 이유이다.

또한 미국 방문의 경우, 메르스가 세계적으로 가장 창궐하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이 오는 것을 미국 국민들이 좋아할지에 대하여 배려와 예의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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