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김선동 이사장

▲ 지난 15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김선동 이사장이 청소년활동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최문수 기자 cms1024@newsin.co.kr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이면서 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꼴찌,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나라. 통계청의 2014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13~24세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자살하는 이유로 '학업 스트레스(학교 성적)'를 첫 번째로 꼽았다.

머나먼 이국의 얘기가 아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공부 열심히 해라"라는 말을 밥 먹듯이 듣고, '공부 잘하는 것'이 최대 목표인 이곳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잘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기보단 문제집을 풀며 밤을 지새우기 바쁘다.

이처럼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KYWA, 이하 진흥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청소년'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진흥원은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청소년국제교류 등 다양한 체험활동뿐 아니라 청소년지도자 양성, 국립청소년수련원 운영까지 청소년 활동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국제교류 사업은 청소년의 글로벌리더십 함양, 국가 간 우의와 협력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으로, 한해 학생 1500여 명을 34개국으로 파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한중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중인문유대강화사업'의 하나로 교환 방문 프로그램도 진행한 바 있다.

진흥원의 김선동 이사장(52)은 세계시민이 되려면 자국의 역사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18대 국회의원 때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역사를 알아야 자존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 초중 교과서에 독도 해석을 왜곡하는 등 불편한 영토문제가 계속되고 있어요. 서로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며 미래지향적으로 교류한다면, 21세기는 아시아태평양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김 이사장은 수학여행철이 다가온 만큼, 수련시설에 대한 안전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발생한 태안 사설해병대캠프 사고 등을 보면 안전한 환경뿐 아니라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중요하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이나 가스안전공사, 소방안전협회 등과 수련원, 야영장 등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인증, 야외활동 신고제 등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일 어떤 수련시설에서 사고가 나면 관계기관과 연결해 주는 청소년활동안전센터도 설립해 종합적인 안전망을 구축해보려 합니다. 안전의식과 문화가 정착되도록 캠페인 활동도 지속해서 펼쳐야지요."

▲ 김선동 이사장이 인문유대강화사업에 참여한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제공) 국윤진 기자 kookpang@newsin.co.kr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청소년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급선무지만, 어른들이 먼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한단다.

"가장 해를 입은 학생들은 역설적이지만 어른들이 지시하는 대로 가장 잘 따랐던 아이들입니다. 정작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줘야 할 어른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던 거죠. 안전교육은 오히려 어른들이 먼저 받아야 합니다."

김선동 이사장은 '활동'이나 '현장'에 대한 지식은 뒷전이고, '1등'만을 키우는 획일적인 교육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명의 승자와 99명의 패자가 있는 게 아니라, 100명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듯 말이다.

"우리나라는 '넘버원' 교육과 '넘버원' 경쟁을 의도합니다. 그런데 1등 한다고 정말 행복할까요? 1등이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노심초사하고 불안해할 겁니다. 한마디로 100명이 행복하지 못한 교육이죠.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을 잘 관찰해서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온리원' 교육을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른들이 더 꿈꾸고 도전해야 청소년들이 희망을 품는다. 그는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멘토라고 소개했다. 하나의 목표를 꿈꾸는 수많은 아기 애벌레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 어른 나비들의 역할이다.

"기둥 너머에 희망이 있을 거로 생각한 애벌레들이 서로를 짓밟고 올라가요. 그런데 올라서서 보면 똑같은 기둥이 여기저기 더 있었다는 걸 알게 되죠. 진흥원에서도 청소년들에게 공부가 다가 아니라 수많은 가치와 영역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사회 각 분야 멘토의 경험을 공유하는 '청소년희망콘서트'도 개최하고 있어요."

특히 지난해 12월 진흥원 연말 시상식에서 가수 '아웃사이더'를 만난 이후 그의 팬이 됐다. 아웃사이더의 역경 극복 스토리는 이사장의 가슴도 들썩거리게 한다.

"속사포 랩으로 유명한 아웃사이더가 시옷 발음을 못 했대요. 처음에는 시옷 발음을 피해서 노래를 불렀는데, 일부러 시옷이 들어간 단어나 문장을 골라서 연습했답니다. 나중에 그 시옷이 들어간 구절인 '쉽지 않았다, 그러나 쉬지 않았다, 열정이 식지 않았다'를 불러줬는데, 굉장히 감동받아서 어른들한테도 그 얘기를 하곤 해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계속 꿈꾸는 기관이어야 한다는 김선동 이사장은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 그는 오늘도 쉬지 않고 눈빛을 반짝인다. 그의 손끝에 청소년의 미래가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면 극복방법을 깨닫게 되고 오히려 각자의 능력과 역할을 발전시킬 수 있어요. 그런 인재가 사회를 성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청소년들이 가능성을 무한히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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