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한방부인과 전문의/미래솔한의원 원장
어르신의 눈가에 자리 잡은 잔잔한 주름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지혜로움의 징표가 되기도 하지만 젊은 사람의 푸석푸석한 얼굴에 나타나는 잔주름은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지혜와는 거리가 멀다.

조금이라도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기 위한 ‘동안(童顔)’ 열풍이 전 연령대를 휩쓸고 있는 요즘, 흡연하는 사람들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잔주름, 누런 치아, 손톱 변색 그리고 푸석푸석한 머릿결은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여 노안(老顔)을 만드는 요소들이다.

애연가 중에도 피부가 좋고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담배는 피부를 비롯해 몸 전체의 노화를 급속도로 진행시키기 때문에 담배를 가까이하면서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건강하게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

담배에 포함되어 있는 수많은 유해 물질과 발암 물질은 담배 연기를 흡입할 때마다 폐를 통해서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피부와 치아 등 전신의 노화를 촉진시킨다. 이런 독성 물질은 콜라겐이 생성되는 것을 감소시키고, 콜라겐의 분해를 촉진시켜 피부의 탄력 저하와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흡연 때문에 체내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몸의 산화 균형이 깨져 비타민 A, 비타민 C를 비롯한 중요한 영양소들이 고갈되어 세포 재생과 같이 필요한 곳에 적절히 사용되지 못한다.

담배 연기 속에 함유된 일산화탄소는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강력하게 결합하여 산소 운반을 방해한다. 장기와 조직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혈관에는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세포 대사율이 떨어져 피부는 생기를 잃게 된다. 또한 담배에 함유되어 있는 니코틴 성분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액 이동 속도를 감소시키고 피부의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여 피부가 얇아지면서 주름이 도드라져 보인다.

니코틴은 혈액순환 저하뿐만 아니라 수면에도 영향을 미쳐 피부를 메마르게 한다. 존스홉킨스에서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흡연자는 자는 동안에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매일 밤 경미한 니코틴 금단 현상을 경험하게 되어 비흡연자에 비해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지 않을 가능성이 4배나 된다고 한다.

잠을 잘 못 자면 체내에서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상승된 코르티솔 수치는 인체 내 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피부에 좋지 않으며, 특히 여드름이나 건선 등과 같은 피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염증세포들은 피부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만드는 데 필수적인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파괴하여 피부가 건조하면서 푸석푸석해진다.

동안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화에 크게 기여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우선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흡연을 하는 사람이라면 백해무익인 담배를 끊고 건강하면서 어려보이는 외모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어 동안(童顔) 트렌드에 합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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