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호텔 로열티는 매출의 7~8% 수준”

▲ 박길홍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대한민국 호텔을 점령한 ‘다국적기업’으로는 Westin, Hyatt, Hilton, Sheraton, Plaza, Meriott, Renaissance, Novotel, Ritz Carlton, Ramada, Holiday Inn, President 등의 네트워크 호텔들이 있다. 네트워크 호텔의 장점은 서비스 스펙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고 포인트 적립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우리나라 네트워크 호텔들은 매출액의 7~8%에 달하는 엄청난 로열티를 본사에 납부하며 이를 경비 처리하고 있다. 그래도 호텔 사업은 초도비용이 커서 감가상각에 대한 세금 혜택이 있어 수익성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네트워크 호텔이 토종 브랜드 호텔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많다. 토종 브랜드는 신라, 롯데, 임페리얼 팰리스, 프리마 호텔 등 극소수이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금융권이 대출 안전성을 위하여 호텔 대출조건에서 외국 브랜드 사용을 강력 추천하기 때문이다. 토종 브랜드 호텔은 위험 등급이 네트워크 호텔에 비해 높아서 대출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토종 브랜드는 이름 없는 지방호텔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여기서도 기업평가 능력 부족으로 절대적인 대출 안전성만 추구하는 금융권의 극도의 보신주의가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아마추어 수준의 첨단금융기법으로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서 거액의 손실을 보며 부실화한 금융사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 안방, 영혼을 내주는 비즈니스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매판자본 혹은 예속자본(외국 독점 자본에 의존하여 기업 활동을 보장받으면서 그들에게 예속되어 도움을 제공하는 토착 자본)에 종속되어 국내 호텔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력은 토종 브랜드 호텔의 세계화를 모색할 시점이다. 세계 속에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선보이고, 이를 만끽하면서 대한민국을 동경하게 해 주자. 이제 ‘1000만 관광시대’를 맞아 미래지향적으로 토종 브랜드 호텔 장려 정책으로 전환할 때이다. 금융 불이익 개선, 재산세 혜택 등을 들 수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은 한국 호텔 브랜드를 키워서 자손에게 똑똑한 브랜드를 물려주어 먹고 살게 해주자. 아니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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