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영석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겨울을 맞아 여러 개의 옷을 겹쳐 있거나 피부에 밀착되는 옷을 입을 경우 피부에 두드러기나 가려움증이 생겨 고민하는 환자들이 있다. '피부 그림증' 혹은 '피부 묘기증'이라고 불리는 질환인데, 정확한 증상과 주의할 점을 알아보자.

-피부 묘기증이란.

피부 묘기증(皮膚描記症)은 물리적 요인으로 생기는 가장 흔한 두드러기다. 인구의 1.5~4.2%에서 보고될 만큼 적지 않은 환자들이 병원에 내원한다. 환자 피부에 기계적 자극을 가하면 해당부위에 홍반성 발진, 팽진, 가려움증 등이 발생한다.

대부분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 없으나 감염성 질환, 약물 반응, 정서적 불안 후에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갑상선 질환, 당뇨병 등에서 더 잘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다.

-피부 묘기증의 증상은.

피부 묘기증은 피부를 긁은 후 수분 내에 긁은 부위에 발적과 부종이 나타난다. 피부를 가볍게 긁거나 스치거나 비비는 등 아주 경미한 기계적 자극에도 쉽게 가려움증을 동반한 두드러기가 발생하게 된다.
 
심하면 전신에 두드러기가 수시로 발생하며 가려워서 긁으면 더욱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 대개 수 분 내에 가라앉지만, 드물게 혈관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혈관부종은 두드러기와 동일하지만 정도에 차이가 있다. 눈 주위나 입술이 부푸는 것이 특징이다. 부종이 후두부를 침범할 경우 호흡 곤란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지연성 피부 묘기증의 경우, 자극 후 3~6시간 후에 발생해 1~2일 지속될 수도 있다.

-완치가 가능한가.

피부 묘기증은 원인 규명이 어려워 원인치료보다는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을 시도한다. 따라서 완치의 개념보다는 증상 완화의 개념에 가깝다.

-자가 진단법은.

병원에서는 피부그림 측정기(dermatographometer)를 사용하여 일정한 압력으로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을 준 후 팽진을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집에서는 스스로 팔 아래나 등의 피부를 손톱으로 긁어서 발적과 팽진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해 자가로 진단할 수 있다.

-환자가 주의할 점은.

우선 증상 유발 인자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묘기증 환자들은 가볍게 긁거나 스치는 등의 경미한 기계적 자극에도 쉽게 가려움증 및 두드러기가 동반된다.

따라서 젊은 여성들이 즐겨 입는 스키니 진이나 레깅스 등과 같이 꽉 끼는 옷의 경우 조이는 부위에 피부 묘기증이 유발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한 더운 목욕, 과도한 운동, 술 등은 가려움증을 유발하여 이차적인 피부 묘기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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