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선우영 교수는 유방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공개했다. (사진=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제공) 박소라 기자 imsorapark@newsin.co.kr
지난해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유방 절제술을 받으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머니가 암으로 7년 가까이 투병하다 5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이 계기가 돼 유방암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절제술을 받은 것이다.

여성이라면 한 번쯤 "유방암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유전이 될 확률은 정말 높을까", "유방 크기가 크면 잘 걸린다는데" 등의 이야기를 듣거나 고민을 해봄 직하다.

유방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선우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큰 유방, 암 잘 생긴다?

과거에는 유방이 크면 클수록 유방암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상대적으로 유방의 크기가 큰 서구 여성의 경우 유방암의 빈도가 높지만, 이는 유방의 크기보다는 비만이 더 관련이 있다.

유방의 크기가 크다고 암 예방을 목적으로 축소 수술을 하더라도 위험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유방의 크기보다는 과체중, 비만이 유방암과 더 연관이 있으며, 특히 폐경 후 비만이 유방암의 위험을 키운다.

비만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등의 다른 암과 심장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과도 관련이 있어 여러 가지로 해롭다.

규칙적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유방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콩, 유방암 발생 낮춘다?

콩이 많이 들어간 식단을 먹는 아시아 여성들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낮아서 콩이 유방암 발생을 낮춘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아시아 여성이 콩만 먹는 것이 아니므로 콩과 유방암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콩에는 아이소플라본이라고 하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이 있다. 아이소플라본이 일부 연구에서 유방암 발생을 높인다는 결과를 보이고, 반대로 위험도를 낮춘다고 하는 연구도 있어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따라서 유방암 예방 목적으로 너무 많은 콩류, 특히 콩 분말 보조제나 정제를 먹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치밀 유방인 경우 유방암 잘 걸린다?

유방은 크게 유방 실질조직과 지방조직으로 나누어지고, 실질조직이 더 많은 경우를 치밀 유방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실질조직이 줄어들고 지방으로 바뀌게 되므로, 젊은 여성에서 치밀 유방이 많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서양의 경우보다 나이가 들어도 치밀 유방의 빈도가 높다.

치밀 유방인 경우 암 검진인 유방촬영을 해도 유방 실질과 유방암이 둘 다 하얗게 보이므로 암을 정확히 구분해 내기가 어렵다. 이럴 땐 유방 초음파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양은 치밀 유방이 심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방암이 많게는 4~5배 정도 된다고 본다. 반면 한국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유방암에 잘 걸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석회질, 암으로 변한다?

석회질이 암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석회질 자체가 암에 의해 생긴 것이면 암이고, 다른 것에 의하면 암이 아니다.

유방촬영에서 보이는 석회화는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누어지며, 악성 석회화 모양일 경우는 암일 가능성이 더 크므로 조직검사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석회질(특히 크고 양측성으로 보이는 경우)은 암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타깝게도 석회질이 커지지 않거나 많아지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다. 유방촬영술상에서 보이는 석회질의 모양이 가장 중요하며, 변화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 있으면 유전자 검사 꼭 필요한가?

최근 미국의 할리우드 여배우가 본인이 유방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예방적으로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았다고 하여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유방암 환자 또는 그 가족이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으며, 실제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유전성 유방암은 5~10% 정도만 차지한다.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경우는 유방암 환자가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생긴 경우, 유방암과 난소암이 함께 있는 경우, 양측성 유방암이 있는 경우, 남성 유방암 등 유전적인 요인이 의심되는 경우에 환자와 가족에서 유전자 이상을 검사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고위험 환자와 가족을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여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고, 예방적 치료를 적용하기 위함이다.

이 검사는 비용이 비싸고 검사 기간이 오래 걸려서 과거에는 잘 시행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적응증에 해당하면 시행하고 있다.

◇유방암 있으면 갑상선암 더 잘 생긴다?

유방암과 갑상선암이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많이 생기고, 유방암 환자에서 갑상선암의 빈도가 더 높게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수년 동안, 유방암과 갑상선암 발생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어릴 적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두 종류의 암이 더 잘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타 어떠한 연구도 두 종류의 암 사이에 상관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유방암 환자에서 유방 초음파 등 추적 검사를 하면서 갑상선까지 함께 검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갑상선암의 발생빈도가 높지 않을까 하는 것이 설명 가능한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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