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한방부인과 전문의 me_csy@newsin.co.kr

기온이 훌쩍 올라 이제 낮에는 반소매 반바지의 여름 차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옷이 얇아지고 노출부위가 많아지면서 또다시 여름맞이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되는 시기이다.

겨우내 두꺼운 외투로 가려졌던 뱃살과 허벅지살이 확연히 드러나면서 올해만큼은 목표 체중을 달성하여 자신감 있게 여름을 보내리라는 의지를 불태우며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다.

몇 개월간 묻어두었던 운동화를 꺼내 들고 헬스장으로 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무조건 적게 먹는 식이 조절법을 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단지 미용상의 이유뿐만 아니라 건강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비만이란 체내에 지방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말하며, 가장 흔히 이용되는 비만 지표는 체질량지수(BMI)로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한국인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18.5 이상 23 미만일 때 정상, 23 이상 25 미만일 때 과체중, 그리고 25 이상일 때 비만이라고 본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각종 성인병의 근본 원인이 되고, 남성의 정력 감퇴, 낭습이나 여성의 월경불순, 냉증, 불임증 등을 유발한다.

또한, 비만은 이러한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감 저하, 대인관계 기피, 우울증, 폭식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각국에서는 비만에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만과의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비만은 크게 단순성 비만과 증후성 비만으로 구분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병적 원인 없이 섭취되는 열량이 소모되는 열량보다 과다하여 나타난다.

한의학 경전 『황제내경』에서도 고량진미(膏粱珍味,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와 감미(甘味, 단 음식)를 많이 먹는 것을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한의학적으로 비만이 생기는 것은 사람마다 그 원인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장, 위, 신장 등의 기능이 약해져 기혈의 순환이 저하되고 체내 수분이 축적되어 생기는 과다한 담음의 결과로 본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등의 정서적 자극에 인해 기혈 순환과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우울증이나 폭식증이 동반된 비만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몸의 기력 회복과 기혈의 원활한 순환을 바탕으로 적정한 열량 섭취와 운동 등의 전신적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한방 요법으로는 비만의 원인과 몸 상태에 따른 한약 치료와 지방 분해침, 이침 등이 있다.

지방분해침은 복부나 허벅지, 팔뚝과 같이 지방층이 두꺼운 부위에 장침을 이용하여 지방 분해에 효과적인 주파수와 파형의 전류를 통해 지방을 연소하기 쉬운 상태로 변형시키는 치료법으로 운동과 병행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침은 인체 전신과 상응하는 귀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방법으로 비점, 위점, 기점, 내분비점, 신문 등의 치료점을 자극하여 비위의 소화기능을 촉진하고 섭식에 대한 욕구를 감소하면서 내분비 기능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자신이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라면 남의 시선을 의식한 단기간에 걸친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는 질환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개인의 비만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의 변화를 이룬다면 비만과의 전쟁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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