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신태식 논설위원 sts1662@kcomwel.or.kr
지난 16일 오전,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던 세월호 침몰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간절하게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진도 앞바다에서 수학여행을 위해 승선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배가 흔들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가만히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만 믿고 있다가 아직까지 절반 이상이 구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밤새 뉴스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잠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혹시나 생존자가 나올까 숨죽여 TV 앞에서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아이를 차가운 바다에 보내고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을 떠올리면 가슴이 턱턱 막힌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런 방식의 수학여행을 왜 반드시 가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말로만 듣던 신라의 도시를 가는 시절도 아닌데, 아직도 깃발을 들고 줄지어 전교생이 참석하는 수학여행이 선진국을 향해 가고 있는 이 시점에 어울릴 법한 일인가.

지난 4월 부산 경남중학교 학생과 교직원을 태운 관광버스 3대가 양평국도에서 3중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학생 24명이 부상을 당했고, 2012년 5월에는 제주 금능사거리에서 수학여행 중이던 버스가 트럭과 충돌하여 교사가 숨지고 학생 등 87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2000년 7월에는 부일외국어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이 연쇄 추돌사고로 18명이 사망하고 97명이 부상당하는 대형사고도 있었다.

두 달 전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10명이 숨진 경북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이 일어난 후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새 학기 긴급 안전 점검을 시행하라"고 했지만, 또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게 됐다.

매년 수학여행 시기가 오면 학부모들은 가슴을 졸이며 사랑하는 아들, 딸이 안전하게 여행 후 무사귀환을 기원하지만 여기저기 터지는 사고 소식에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된다.

학창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수학여행이지만 이제는 과거 전체가 몰려가는 형식을 탈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자녀가 한 명 내지 두 명인 가구가 많다.

그만큼 시대도 변하고 교육환경도 변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간접여행까지 가능하게 됐다.

그러므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취향별로, 분야별로 나누어 보낸다면 관리도 수월하고 위험도 분산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에 대한 교육과 학습이다.

학교는 수학여행이나 선행학습을 하기 전에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 더욱 노력해야 하고 사전에 안전수칙을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

이제는 한꺼번에 몰려가는 집단 수학여행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여행지를 정하고, 테마를 부여하며 현장에서의 참교육을 느낄 수 있는 맞춤형 수학여행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구조작업을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과 살아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온 국민 모두 힘을 다해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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